아파트 헬스장 화장실 사용했다가 용의자로 몰려
"출동한 경찰이 반말 일삼으며 황당하게 대응해"
화성동탄경찰서 사실 확인 중…"조처 할 예정"
갓 전역한 20대 남성이 경기도 한 아파트 운동센터 내 남자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시간 성범죄자로 몰리는 중인 남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남성 A씨가 겪은 부당한 일을 갈무리한 것이다.
사건 당사자 A씨는 지난 24일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중,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아파트 내 화장실을 찾았고, 다음 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사를 받게 됐다. 전날 운동센터 내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누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가 용의자로 특정되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A씨에게 "여자 화장실에 있는데 어떤 남자가 들어와서 자기가 용변 보는 것을 엿보고 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니 A씨의 인상착의가 확인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정말 CCTV 인상착의가 저와 일치하느냐"고 물으며 자신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것은 A씨에게 행한 경찰의 언행이었다. A씨는 경찰과의 대화를 모두 녹취한 녹음본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녹음본을 보면, 아직 A씨가 용의자(범인으로 의심되긴 하지만 범죄행위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람)였음에도 경찰은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가 몇살이야" 등의 반말을 일삼았고, A씨가 신분증을 꺼내며 손을 떨자 "천천히 꺼내도 돼. 왜 손을 떨어"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떤다. 사건 번호 확인을 위해 A씨가 경찰서를 찾았을 때도, 경찰은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된다"고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A씨는 "아파트 운동센터 화장실은 남녀가 구분되어 있고,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있어 착각할 수가 없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도 경찰은 이미 나를 범죄자인 것처럼 무시하고 반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법률적 조언을 받았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왜 반말이냐", "무죄 추정의 원칙 안 배우셨나", "경찰이 시민에게 저렇게 해도 되는 건가 싶다", "저 사람은 징계받아야 할 듯", "얼마나 억울하실까", "경찰이 용의자 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만약 A씨가 범인이 아니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사건을 조사 중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도 이목이 끌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태도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며, (반말을 하는 등의 행동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며 "(A씨가) 아직 피의자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