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공언했는데…3분기까지 대규모 적자
공모가 한참 밑도는 주가…실적 전망도 낮춰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올해 흑자전환을 공언했던 에이텀이 3분기까지 대규모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실적 추정치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을 한 터라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경우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텀은 지난 3분기(6월 결산, 2023년 7월1일~2024년 3월31일)까지 누적 연결 기준 매출액 290억원,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4% 확대됐다.
에이텀은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 TV 등에 들어가는 트랜스(변압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자회사를 통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단순 유통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에이텀은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23년 6월 말까지 4년간 58억~20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매년 기록해 직상장이 아닌 기술특례 상장 방식을 선택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당장 적자를 내고 있어도 미래 실적 추정치를 근거로 공모가를 평가받을 수 있다.
에이텀이 제시한 2023년(2023년 7월1일~2024년 6월30일) 추정 실적은 매출액 538억원, 영업이익 7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추정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매출액 248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해야하는 것이다.
에이텀이 추정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는 상장 당시 비전으로 제시했던 전기차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서다. 에이텀은 상장 기업설명회(IR) 당시 휴대용 충전기 트랜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매출이 2023년 약 41억원 발생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전기차 기업의 협력업체로도 등록되지 않았고 매출은 전무했다. 불과 6개월 전 시장에 공언하고 공모가 가치 평가에도 반영한 내용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앞서 파두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 시장에서 논란이 됐다. 파두는 지난해 8월 코스닥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파두는 지난해 전체 실적 추정치를 1203억원으로 제시해 기업가치 1조5000억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실제 연간 매출은 225억원에 그쳤고 심지어 3분기 매출액이 3억원에 불과한 것이 공개되며 주가가 폭락했다.
에이텀 역시 전망치와 다른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에이텀의 공모가는 1만8000원이다. 전날 에이텀의 종가는 1만3480원이다. 지난 4월에는 94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또 에이텀은 지난 18일 실적 전망 공정공시를 내보내면서 상장 당시 제시한 실적보다 낮은 수치를 내놨다. 에이텀이 상장 때 추정한 매출액은 2024년(2024년 7월1일~2025년 6월30일) 781억원, 2025년 1210억원이다. 하지만 이번 공정공시에서는 2024년 700억원, 2025년 1200억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에이텀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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