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朴 고발
與 박정훈 "이재명, 위증 교사했다" 주장
더불어민주당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을 명예훼손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이재명 대표 녹취록'이 악의적으로 편집돼 조작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특별대책단 단장인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주철현·김기표·김문수·김동아·한민수 의원이 함께 경찰청을 찾았다. 국회 일정으로 불참한 박균택 특별대책단 간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이) 국민들이 직접 녹취록을 들어보게끔 올려둔 것이라 오히려 감사하기도 하다"면서도 "그러나 녹취록 짜깁기와 취득 출처에 위법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김진성 씨(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와 통화한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그는 2018년 12월께 통화했던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재생하면서, 세 차례에 걸친 통화를 약 4분 분량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했다. 녹취록에서 이 대표는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주겠다. 우리 주장이었으니까 한번 기억도 되살려보시고"라고 말했고, 김진성 씨는 "너무 오래돼서 뭐 기억도 사실 잘 안 난다", "어떤 취지로 저기(증언)를 해야 할지를 (알려달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를 근거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이렇게 진술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명백한 위증교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 "악마의 편집"이라고 비판해왔다. 지난 18일 박균택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앞뒤 대화를 의도적으로 삭제해 왜곡했다"며 "또, 박 의원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는 의도적인 자막 조작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인 19일 서영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과 다르게 짜깁기한 악마적 편집"이라며 "조작된 내용을 상임위원회 밖에서 떠들어댔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특별대책단은 전날 오후 박 의원에 대한 고발 방침을 확정했다. 민형배 단장은 전날 특별대책단 회의에서 "박 의원은 짜깁기 녹취록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허위 유포는 명백한 범죄이므로 박 의원을 고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수구 종편 출신인 박 의원은 송파구민들께 사죄해야 한다"며 "일하라고 뽑았더니 가짜뉴스나 퍼뜨린다"고 맹공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고발 방침을 확정하기 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든지 고발하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 대표 개인의 비리를 놓고 당 조직 전체가 움직이며 방어하는 모습은 우리 정당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며 "이 대표는 당 뒤에 숨지 말고 위증교사 녹취에 대해 분명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라"고 강조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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