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논란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는 제주도
"품질·안전성 강화에 힘써 돼지고기 명성 되찾을 것"
흑·백돼지 등급 판정 제도 개선 정부에 공식 요청
제주 일부 고깃집서 비계가 가득한 '비계 삼겹살'을 판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거세다. 이에 제주도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제주도는 브리핑을 통해 '제주 비계 삼겹살' 논란과 관련해 명성을 되찾겠다며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이 비계가 가득한 삼겹살을 받았다는 것을 공론화했는데, 이후 잇달아 제주도 삼겹살 품질 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이 됐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 국장은 "제주산 돼지고기의 품질과 안전성 강화에 힘써 제주산 돼지고기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특히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흑돼지 등급 판정 기준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고 사항이었던 돼지고기 품질관리 매뉴얼에 원물 삼겹살 과지방 제거 요령, 소포장 삼겹살, 지방 제거 등의 내용을 포함해 도내 식당 및 유통업체의 이같은 실수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생산·유통·판매 단계별로 표준을 지키도록 적극적인 계도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제주도는 최근 도내 돼지고기 판매 식당과 정육점, 육가공업체 등 274곳에 대한 행정지도를 마쳤다고 전했다. 유통에 앞선 생산단계에서는 사육 농가가 출하 전 비육 후기 사료를 급여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규격 체중 출하를 통해 균일한 고품질 축산물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유통 단계에서는 육가공 업체가 삼겹살 과지방 부위를 적절히 제거한 뒤 식당이나 소매점 등에 납품하도록 관리한다. 판매 단계에서는 음식점과 정육점이 과지방 부위를 확인하고, 과지방일 경우 절절히 지방을 제거한 뒤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소비자 민원이 제기되면 적극적으로 교환·환불을 돕는 등 고객 응대 부분도 상인들에게 각별히 당부했다.
제주도에서 주로 판매되는 돼지고기는 흑돼지다. 흑돼지는 유전적으로 백돼지보다 지방 비율이 높기 때문에 동일한 도체중을 기준으로 등급을 판정할 경우 비계가 두껍게 형성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제주도는 이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흑돼지는 일반 돼지보다 1등급 출현율이 낮기 때문에 유전적 특성 등을 반영한 등급 판정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며 돼지 등급판정 제도 개선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제주도는 다음 달부터 도민 대상 제주산 돼지고기 소비 촉진 행사 및 시식회 등을 열어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비계 삼겹살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오 지사는 "음식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위생·축산 부서에서 지도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등 방안을 강구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체 운영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식문화 자체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삼겹살 1만 7천원 '전국 1위'…가장 싼 곳은 울산
한편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도의 삼겹살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일 행정안전부 외식비 가격정보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3월 기준, 제주도 삼겹살 1인분(100~250g)의 평균 가격은 1만 7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가격으로, 4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 조사된 1만6750원에서 1.5% 상승한 가격이다.
전국 시·도 평균 삼겹살 가격은 1만3086원으로, 제주도 다음으로 삼겹살 가격이 높은 곳은 서울로 밝혀졌다(평균 1만6615원). 가장 저렴하게 삼겹살을 판매하고 있는 지역은 울산시로, 평균 가격은 1만원이다.
다만 삼겹살 1인분의 기준을 200g으로 고정해 금액을 책정할 경우, 제주도와 서울의 순위가 바뀐다. 서울은 1만9981원, 제주는 1만7444원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도가 200g 이하의 삼겹살을 판매할 때 서울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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