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놀라운 간편식'·GS25 '혜자브랜드' 등
고물가서 높은 가성비 앞세워 판매량 급증
국내 편의점 업계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전날 990원의 초저가 스낵 2종을 출시했다. CU가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 2종은 '990 매콤 나쵸칩', '990 체다 치즈볼'로, 상품명에 990원이라는 가격을 강조했다. 이 제품들은 최대 75g의 용량으로 시중 스낵상품 대비 용량을 20%가량 늘린 반면, 가격은 약 30% 낮췄다.
CU는 올해 들어 초저가 상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1000원 매콤어묵 삼각김밥을 출시한 데 이어 2월에는 880원 컵라면인 '880 육개장 라면'을 선보였다. CU는 올해 초 초저가 간편식 라인인 '놀라운 간편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삼각김밥 외에도 샐러드, 덮밥 등의 간편식을 저렴하게 내놨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가성비 간편식 시리즈인 김혜자 브랜드를 재출시하면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혜자브랜드는 GS25가 배우 김혜자의 이름을 활용해 내놓은 대표 브랜드로, 높은 가성비로 주목받았다. GS25는 지난해 2월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을 내놓으며 혜자 브랜드 간편식을 재출시했다. 혜자브랜드 간편식은 기존 도시락 위주에서 벗어나 김밥과 주먹밥, 빵 등으로 메뉴 구성을 확대했다. GS25는 추후 혜자브랜드의 캐쥬얼한 메뉴 개발과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의 초저가 가성비 제품들은 고물가 속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CU의 '880 육개장 라면'은 출시 약 2달 만에 누적 판매량이 40만개를 돌파했고, 1000원 제품인 '매콤어묵 삼각김밥' 역시 출시 3달 만에 누적 50만개 이상 팔렸다. GS25의 혜자브랜드 간편식들도 지난해 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3000만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혜자브랜드 간편식은 주로 도시락 위주로 판매량이 많았는데, ▲통통쏘야불고기(5000원) ▲너비아니닭강정(5200원) ▲두부김치제육(4900원) 등 제품이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간편식 이외의 상품군에서도 초저가를 내세운 편의점 제품들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CU가 2021년부터 선보인 초특가 자체브랜드(PB)인 '득템 시리즈'는 라면, 계란, 김치, 티슈, 즉석밥 등 30여종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으면서 지난 3월 말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했다. GS25도 물가 안정을 위한 가성비 PB인 '리얼프라이스'를 지난해 8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리얼프라이스 역시 론칭 초기 2개월(지난해 8월~9월) 대비 최근 2개월(3월~4월) 매출이 16배가량 증가했다고 GS25는 설명했다.
편의점 가성비 상품은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외식 대신 한 끼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편의점의 접근성이 구매하기 간편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초저가 제품들은 편의점 가맹점 매출도 끌어올린다. GS25 고객트렌드 분석팀이 지난 1월 담배를 제외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혜자브랜드의 간편식을 구매하는 고객의 구매 단가는 평균 구매 단가 대비 약 26.3% 높았다. 이는 혜자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면서 다른 제품까지 구매하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의미한다. '혜자로운 도시락'의 재구매율 역시 38.6%로 다른 제품 대비 높게 나타났는데,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방문 빈도가 잦다는 걸 의미한다고 GS25는 설명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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