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 기본소득' 폐지 이어
'청년 어학·자격증 취득 지원'도 불참
‘재정자립도’ 전국 1위 경기 성남시가 지난해 7월 ‘청년 기본소득’을 도내 31개 시군 중 유일하게 폐지한 데 이어 ‘청년 어학·자격증 취득 지원’ 경기도 매칭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해 경기도와 성남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경기도와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시는 지난해 7월 청년 기본소득 지급 조례를 폐지했다. 관련 조례 폐지는 도내 31개 시군 중 성남시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올해부터 경기도 지원을 받아 매칭 형태로 진행되는 청년 기본소득을 청년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 청년 기본소득은 24세 청년에게 분기별로 25만원씩 연간 100만원을 카드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카드 수령자는 해당 카드를 고객센터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등록하면 바로 체크카드처럼 주소지 지역 내 전통시장 또는 소상공인 업체 등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성남시는 미취업 청년에게 어학·자격시험 응시료와 수강료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는 도 매칭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미취업 청년의 응시료뿐만 아니라 수강료까지 개인당 30만원 범위에서 지원 여부, 응시 횟수, 수강 횟수, 신청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한다. 경기도는 시군 매칭 사업으로 이달부터 진행되는 이 사업에 총 44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내 미취업 청년 수혜자는 2만4300여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성남시는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지난해부터 자체 예산을 통해 성남지역 청년들에게 수강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성남시가 경기도 매칭 사업에 잇달아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남시의 재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지사와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성남시의 재정 상황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인 지방재정365가 공개한 ‘2024년 시군구 재정자립도(당초 예산 기준)’을 보면 성남시 재정자립도는 57.2%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위다.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전국 시군구 중에서는 서울특별시 본청(76.4%), 세종특별자치시 본청(57.6%)에 이어 3위다. 전국 시군구 재정자립도(43.3%)보다 13.9%포인트 높은 수치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는 2위 화성시 재정자립도(50.2%)를 7%포인트 따돌렸다.
경기도 관계자는 "청년 기본소득과 청년 어학 및 자격증 취득사업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사업"이라며 "성남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이 모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론보도]<성남시 청년 지원 정책> 관련
이에 대해 성남시는 ‘청년 지원을 되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경기청년 역량강화 기회 지원 사업’과 비교해 미취업 청년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음을 밝혀왔습니다.
경기도 해당 사업은 1인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나, 성남시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지원을 하고 있기에 경기도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2023년 6월부터 ‘미취업 청년 지원사업 ALL-Pass’를 통해 미취업 청년들에게 어학·자격시험 응시료와 수강료를 1인 최대 100만원(저소득 청년 2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주거안심패키지, 창업자금 지원, 창업교육, 컨설팅 등을 통해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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