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함께하기 위한 날이 많아 '가정의 달'로 불린다. 오늘부터는 연휴도 시작돼 나들이는 물론 각종 축제나 콘서트를 즐기기 위한 외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야외 행사에서는 자칫 한눈을 판 사이에 아이들이 안전사고를 당하기 쉽고 어른들도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8~2022년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에서 4~13세 어린이의 손상 환자 월별 비중은 5월(10.6%)과 6월(10.7%)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왕배태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어린이 부상으로 인한 병원 방문은 골절이나 염좌가 흔한데 골절 부상 시에는 성장판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장기적인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말이 서툰 영유아기 소아는 아픈 것에 대한 표현도 서툴러 다친 후에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어린이 안전사고는 미끄러짐 또는 넘어짐 사고다.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에 따르면 2022년에 발생한 어린이 안전사고 총 2만1642건 중 미끄러지거나 넘어져서 생긴 사고가 30%로 가장 많았다. 열상, 찰과상 등은 간단한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문제는 골절이다. 소아·청소년기의 뼈는 성인과 달리 많은 부분이 연골이다. 외부 충격에 탄력성이 커 완전 골절이 안 되더라도 휘거나 불완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뼈 성장이 멈추거나 뒤틀리는 등 성장 장애 및 변형이 생길 수 있어 골절당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미끄러지거나 부딪히는 사고로 인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전거나 킥보드를 탈 때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사용법을 충분히 익혀야 한다. 슬리퍼 종류의 신발은 바닥에 미끄러지기 쉽고, 발이 슬리퍼 안쪽에서 미끄러져 중심을 잃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야외활동 중에는 되도록 운동화를 착용하는 게 좋다.
미끄럼틀, 공중 놀이 기구 등 높은 곳에서 놀다가 추락하는 사고도 주의해야 한다. 추락 사고는 전체 어린이 사고 중 24%로 2위를 차지하는 사고 유형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근육·뼈·인대 등에 손상이 생길 수 있고 머리를 바닥에 부딪힐 경우 뇌진탕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아이는 뼈가 성인에 비해 약하고 목·어깨 근육도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 있어 머리로 가는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만약 추락 사고 후 의식을 잃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 얼굴이 창백하거나 귀나 코에서 피가 나면 뇌진탕을 의심하고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5월에 자주 열리는 가족 행사 중 하나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열리는 운동회다. 자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잦다. 달리기나 줄다리기 등 하체에 힘이 집중되는 종목을 특별한 준비운동 없이 참여했다가는 무릎 연골 손상이나 발목 염좌 등의 관절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릎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저절로 회복되거나 재생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골은 혈관이 없어 찢어지거나 닳아도 통증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릎 연골의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아 향후 퇴행성관절염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발목 염좌는 외상으로 빈번하게 생기는 관절 부상으로 외측부 인대 손상이 가장 흔하며 발목 바깥 위가 붓고 멍드는 증상이 나타난다.
신동협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부상 예방은 활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과 휴식을 병행해 근육과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나이에 비해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경우 무리하다가 급성 통증이 왔을 때 당황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수준의 운동이나 활동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