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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공산품 넘어 첨단제품까지…'메이드 인 차이나'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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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등 공산품 찍어내던 중국이
첨단제품마저 장악하면 일어나는 일
세계 각국 대응 기류 확산하지만

규제 회피 노하우 있는 중국
보복 관세까지 예고
중국에 강도 높은 규제 예고한 EU
회원국 사이에선 분열 움직임도

중국의 하이테크 제품이 글로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업체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헐값 수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중국의 덤핑 공세에 장벽을 예고했지만, 중국은 수십년간 규제를 회피하는 노하우를 축적한 데다 맞불 성 보복 관세 조치까지 시행하겠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이 중국의 무역 관행에 고강도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일부 회원국의 태도 변화로 '대(對)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정책의 힘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테크 선두 된 '메이드 인 차이나'
[글로벌포커스]공산품 넘어 첨단제품까지…'메이드 인 차이나'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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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은 이제 해외 기업을 위해 조립이나 해주는 나라가 아니라 하이테크 분야의 선두주자가 됐다"고 했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산업은 중국이 수년 새 장악한 업종들로 저비용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경쟁 업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나틱시스증권에 따르면 이 부문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2018년 1%에서 지난해 4.2%로 4배 이상 급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자동차 낙오국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4년이었다고 전했다. 1등 공신은 지난해 4분기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로 거듭난 비야디(BYD)다. 2008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장려책이 시행된 이후 BYD가 2022년까지 지원받은 보조금 규모는 26억달러에 이른다. 자동차 부품·리튬 배터리·반도체 등 전기차 생산 공정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 체계를 갖출 수 있었던 이유다. 이 경우 외부 환경으로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도 제조 비용을 낮춰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신 소형 전기차 모델인 시걸의 가격을 1만달러로 책정해도 마진이 남을 수 있는 비법이다. 유럽·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BYD는 올해 수출 판매량을 전년의 2배인 40만대까지 늘린다는 게 목표다.


BYD의 저가 공세는 업계 간 가격 인하를 통한 출혈 경쟁을 이끌고 있다. 특히 BYD를 포함한 중국산 전기차 업계가 관세 장벽이 높은 미국보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며 유럽은 중국산 자동차의 천국으로 가고 있다.


또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발전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리튬배터리인 중국 업체 CATL은 지난 26일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10분 충전 시 600㎞, 완충 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리튬·철·인산염(LFP) 배터리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해 8월 CATL이 출시한 10분 충전으로 최대 400㎞, 완충 시 700㎞ 주행하는 '션싱 플러스' LFP 배터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공격적인 해외 리튬 광산 확보에 나서면서 배터리 가격 면에서도 우위에 서 있다. 라이스태드에 따르면 중국 업체가 최근 2년간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보한 리튬 광산 지분은 20개에 달한다. 볼리비아 지역을 공략한 CATL의 배터리 공장 건설 비용은 한국, 일본, 유럽 경쟁 업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CATL은 올해에도 배터리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 긴장을 주고 있다.


태양광 패널은 중국산으로 잠식되며 가격이 폭락했다. 이 때문에 시스토비(프랑스), 메이어 버거(스위스), REC(노르웨이) 등 유럽 태양광 패널 업체는 최근 6개월 새 공장을 모두 폐쇄했다.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최근 태양광 패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이며 추가 하락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美·EU 대(對)중국 규제… 반격 나선 中
[글로벌포커스]공산품 넘어 첨단제품까지…'메이드 인 차이나' 폭격

전 세계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중국을 겨냥해 70개 이상의 수입 관련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중국의 과잉 공급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작용할 수 있어도 자국 업체가 경쟁력을 잃는 동시에 중국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EU도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 부과가 가능한 반보조금 조사를, 중국 태양광 패널 업체를 EU 공공입찰 참여에서 배제하기 위한 역외보조금 규정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26일 회의를 열고 12월부터 사실상 보복 관세를 허용하는 새 관세법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중국 정부가 협정을 위반한 국가의 상품에 동등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게 골자다. 그간 중국은 세계 각국이 자국을 겨냥한 보호무역기조에 "(중국 수출이 세계 산업을 위협한다는) 신종 이론은 특정 서방 국가들이 중국 발전과 국제 협력 환경을 훼손하고 자국 산업에 더 많은 이익을 주려는 조치를 위한 구실일 뿐"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해왔다. 아울러 중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 브릭스를 통해 돌파구를 찾거나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 등 제휴를 통한 '꼼수'로 세계 규제를 피해왔다.

제2차 차이나 쇼크 우려… 中 GDP 4.6→4.8% 상향 조정
[글로벌포커스]공산품 넘어 첨단제품까지…'메이드 인 차이나' 폭격

수출 호조로 중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기존 4.6%에서 4.8%로 상향됐다. 블룸버그는 "올 초 중국의 제품 수출, 당국의 첨단기술 지원에 힘입어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시장은 '제2차 차이나 쇼크'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산 초저가 제품이 쏟아지면서 중국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수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는 싸구려 경공업 제품을 덤핑했던 1990년대 후반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WSJ는 "당시 중국은 주로 저가형 상품을 생산했는데 오늘날엔 모든 것을 만든다"며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첨단 제조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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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과 EU가 중국발 과잉 공급에 대한 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EU 회원국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 27일 WSJ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독일 정부가 중국 자본의 독일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려던 계획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접견한 이후 나온 것이다. 시 주석은 다음 달 프랑스, 헝가리, 세르비아를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WSJ는 "독일의 이 같은 결정은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과 EU의 공격적인 노력에 대한 서방의 지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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