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고인 자격으로 형사 재판에 서는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 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했다는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 일정이 이번주부터 열리면서다.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15일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서는 형사재판 일정을 개시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의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하는 등 34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은 재판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범죄를 숨기고 속이려는 의도로 기업 문건을 위조해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선 도전에 방해되는 불리한 정보를 감추려는 의도로 이뤄진 불법 행위인 만큼 중범죄에 해당한다는 게 브래그 검사장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법정에서 증언에 나선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재판에서 증인석에 설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증언하고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4건의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가운데 이 사건은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재판 일정이 예정된 유일한 사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치적 동기에 기반한 민주당 세력의 선거 방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6~8주로 예상되는 재판 일정 내내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15일 시작되는 첫 주간에는 배심원 선정이 이뤄지고 이후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4회 재판이 열린다. WSJ는 "이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에 몰두하지 못하고 법정에서 보내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법정에서 (혐의를) 방어하는 데 꼼짝 못 하는 동안 광적인 민주당원들은 수백만 달러를 모금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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