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AI)의 등장 시점을 이르면 내년으로 제시했다.
머스크 CEO는 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진행한 니콜라이 탕겐 노르웨이 국부펀드 CEO와의 인터뷰에서 "범용인공지능(AGI)을 가장 똑똑한(smartest)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로 정의한다면 아마도 내년, 2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AI칩 개발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최근 '5년 이내'로 AGI 등장 시점을 예고한 것보다 훨씬 앞선다. AI 낙관론자로 분류되는 머스크 CEO는 향후 5년 내 AI의 능력이 모든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머스크 CEO는 1~2년 내 AI 발전을 가로막는 제약으로 변압기 공급(voltage transformer supply)과 전력 확보를 꼽았다. 현재 전력망은 AI 기술 발전에 따라 증가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반도체 제약이 있었다. 사람들은 충분한 엔비디아 칩을 확보할 수 없었다"면서 "올해는 전력 변압기 공급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자신의 AI 스타트업인 xAI의 챗봇 '그록(Grok)'에 대해서는 "(두 번째 버전은) 챗GPT-4보다 나을 것"이라며 오는 5월까지 교육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xAI는 같은 해 말 챗GPT에 대항할 그록을 선보였다. 주요 외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경쟁하기 위해 미국, 중동, 홍콩의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시도 중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각국의 AI 기술개발 경쟁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머스크 CEO는 자신이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달·화성 탐사 계획도 밝혔다. 그는 "5년 안에 사람들을 달에 데리고 갈 것"이라며 "무인 우주선 스타십이 5년 안에 화성에 도달하고, 7년 안에 인류가 처음으로 화성에 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당초 머스크 CEO가 착륙 시점으로 언급해온 2026년보다는 훨씬 늦어진 것이다. 스페이스X가 달·화성 개척을 목표로 개발한 우주선 스타십은 지난달 세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에서 궤도 도달에는 성공했지만, 낙하 도중 분해됐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면서 테슬라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그는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무역장벽 없이 경쟁자들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밖에 스웨덴에서 발생한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폭풍은 지나간 것 같다"고 최악의 상황을 넘겼음을 시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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