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유세 현장에서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유세에서 "난 우리가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휘발유가 많기 때문에 휘발유를 많이 쓰기를 바란다"며 정부가 사람들이 원하지도 않는 전기차에 엄청난 보조금을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 유세에서 전기차 문제를 비중 있게 다뤘다. 미시간은 한때 자동차 산업에 수혜를 봐 성장했지만 이곳에 본사를 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해외 업체에 밀리며 쇠락했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을 만들어 온 노동자들이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게 될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보조금 지원 내용 등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 입법 성과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를 피하려고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시간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완전히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도 비판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나라를 망가뜨린다며 "조 바이든의 국경 대학살(border bloodbath)" "바이든의 이주민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시간주의 25세 여성 루비 가르시아 등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된 여성들의 사례를 들며 "그들(불법 이민자)은 인간이 아니다. 짐승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재임 기간엔 누구도 핵무기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지만,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핵무기 얘기를 꺼낸다며 "우리는 이 미치광이(바이든) 때문에 제3차 대전을 치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시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이후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표심을 탈환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