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대비해 투자 다각화 필요"
미국 주식 시장이 역대급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달러에 가해지는 구조적인 압력이 미국 증시 하락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 CIO는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샬렛 CIO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 일본의 수익률 곡선 제어(YCC) 종료, 비트코인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통화 상승이 한계에 도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제 달러 강세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달러 강세와 주가수익(P/E)비율의 상관관계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샬렛 CIO는 최근 달러 강세가 미국 통화 완화 정책의 핵심으로 기능했다고 분석했다. 수입 관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에너지 가격을 낮추도록 압력을 가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달러는 작년 약 3% 하락한 가운데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잦아들었음에도 달러 상승세는 정체되고 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이달 0.5% 하락했지만, 비트코인과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샬렛 CI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미국 증시의 잠재적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을 권했다. 미국 증시가 호황기를 누리는 가운데 그는 이전에도 강세장에 대해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CIO도 올해 S&P500 목표치를 45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샬렛 CIO는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러가 압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엔화와 일본 금리는 상승하고, 미국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 미·중 관계 균열이 생기면서 달러 약세에 속도가 붙을 것이며, 이 같은 움직임이 금 가격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정책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 혼조세로 재조정되기 시작하거나, 과도한 낙관으로 시장이 붕괴하고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자산 분산과 지리적 다각화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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