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인공지능·가짜뉴스, 민주주의 체제 위협"

제3차 민주주의정상회의 서울서 열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올리버 다우든 영국 부총리, 윤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체제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이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사흘간 서울에서 열린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021년 1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출범했으며, 미국 외 지역에서 단독으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2차 회의는 미국이 우리나라와 코스타리카·네덜란드·잠비아와 공동 주최했다. 이번 3차 회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에콰도르·미국이 공동주최한다.

윤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은 '생활의 편익'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디지털 기술의 양면적 현상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면서 "AI와 디지털 기술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혁신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인류가 꿈꿔 온 상상을 현실 세계에 구현할 수 있는 긍정적 기능이 있지만, 한편으로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로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어 "국가 간 디지털 기술의 격차가 경제 격차를 확대하고, 이는 다시 민주주의 격차를 크게 만들기도 한다"고 언급한 윤 대통령은 "우리는 엄중한 사명감을 갖고, AI와 디지털 신기술이 민주주의를 증진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도록,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모든 정치와 행정이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준비와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들은 편견 없이 정의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에 미래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청년들을 국정의 동반자로 삼고, 이들의 목소리가 국정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이 불과 70여년 전,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침략으로 폐허가 됐던 곳"이라며 "이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개최지로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18~19일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 및 민주주의'에 관한 장관급 회의와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되며, 각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는 정상회의 본회의는 오는 20일 오후 8시부터 화상으로 열린다. 윤 대통령은 20일 저녁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함께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전날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한 뒤 윤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