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40㎞ 거리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서
"이번 분화, 최근 분화 중 가장 강력해"
아이슬란드 남서부에서 약 한 달 만에 또 화산이 폭발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은 이날 오후 8시께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약 40㎞ 떨어진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화산이 분화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기상청은 이날 분화가 남서부 그린다비크 북쪽에 있는 하가펠과 스토라-스코그펠 사이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갈라진 틈(fissure)의 길이는 약 3㎞"라며 "용암이 스토라-스코그펠에서 하가펠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용암이 두 갈래로 갈라져 남쪽과 서쪽으로 각각 흐르고 있다면서 남쪽으로 향한 용암은 그린다비크 동쪽 경계선에까지 도달했다고 전했다.
서쪽으로 이동한 용암은 레이캬네스 반도에 온수를 지원하는 스바르첸기 지열 발전소로 향하는 도로를 덮쳤다. 당국은 발전소 주변에 방호벽을 설치했지만, 도로의 광섬유 케이블이 손상돼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구 물리학자 마그뉘스 튀미 그뷔드뮌손은 "이번 분화가 최근 발생한 것 중 가장 강력하다"고 말했다.
또 과학자들은 이 지역의 화산 분화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이캬네스 반도에서는 지난달 8일에도 화산이 분화했다. 이 지역에서 화산이 분화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번째다.
분화 장소에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레이캬비크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하고 있으나, 유명 온천 관광지 블루라군은 폐쇄됐고 관광객들도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 4000명이 거주하는 그린다비크 마을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아이슬란드에는 활화산이 33개 있지만 레이캬네스 반도에서는 2021년 3월까지 8세기 동안 분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슬란드 남서부 지역 화산 분화는 2021년 이후 이번이 일곱번째다.
지난 1월14일 화산 폭발 때는 실린가르펠의 남쪽 어촌 마을 그린다비크의 집이 일부 불타기도 했다. 그린다비크 주민 4000명은 지난해 11월 지진 등 화산 분화 조짐이 잇따르자 11월 미리 대피했으며 지금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2010년 화산이 폭발했을 때는 남풍이 불면서 화산재가 유럽으로 퍼지면서 항공기 10만여대 운항이 중단되는 초유의 항공 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는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 경계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지진과 화산폭발이 자주 일어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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