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1년만에 적자내며 글로벌 부진
중국선 반짝 실적 개선…이유있는 애정공세
30여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지난해 중화권에서 8%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해 애정 공세를 퍼부은 직후인 4분기에 실적은 더욱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14일 중국 펑파이신문은 아디다스의 '세계 3대 전략 시장' 중 하나인 중화권에서의 지난해 매출이 31억9000만 유로(약 4조5992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4분기의 경우 6억7000만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8% 급증세를 보였다.
2022년 경쟁업체인 푸마에서 아디다스에 합류한 비에른 굴덴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중국을 방문해 "나도, 회사도 중국의 광팬(big fan of China)"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 인물이다. 그는 당시 친근감 표현의 일환으로 '중국'이라고 커다랗게 적힌 체육복을 착용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앞서 아디다스는 나이키, H&M 등과 함께 중국 위구르족 인권 침해로 비난을 받아온 신장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이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확산하며 2022년 매출이 역신장(-1.9%)한 바 있으나 지난해 굴덴 CEO의 애정 공세 덕에 빠른 실적개선을 이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굴덴 CE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과 관련해 "2023년은 아디다스가 중국에서 다시 성장하는 전환점이 되는 해"라면서 "앞으로도 중국은 아디다스의 글로벌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할 것이며, 우리는 계속 중국 시장을 낙관하고 깊이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의 공급망을 치켜세우며 "속도나 혁신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요구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며, 아디다스의 글로벌 발전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역설했다.
전날 발표한 아디다스의 글로벌 실적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지난해 5800만유로의 손실을 기록, 1992년 이후 첫 적자를 냈다. 특히 2022년 10월 미국 힙합 스타 예(카니예 웨스트)와의 결별 여파로 그와 협업한 제품 재고 처리 등으로 애를 먹었다. 지난해 관련 제품 7억5000만유로어치를 팔았고, 판매수익 중 일부인 1억4000만유로를 자선단체에 기부한 바 있다.
무엇보다 주요 시장인 북미 매출 감소가 전체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전체 북미 매출은 52억19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시장인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 매출은 82억3500만 유로로 0.4% 감소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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