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테슬라 보조금 규모, 줄어들 가능성도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제조·판매한 차량에 지급된 전기차 보조금이 전년 대비 2%, 11% 감소했다. 반면, 테슬라의 전기차 보조금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3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현황' 자료는 지난해 현대차·기아 차량(승용·승합·화물)에 지급된 보조금은 각각 6333억4800만원, 462억7600만원이라고 밝혔다. 전년도 지급액과 비교하면 각각 2%, 11% 감소했다.
앞서 현대차·기아의 차량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2020∼2022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대차 관련 보조금은 2020년 2563억400만원에서 2022년 6480억1400만원으로 약 1.5배, 기아 관련 보조금은 2020년 1166억8700만원에서 2022년 4593억5900만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지난해 들어서는 증가세가 한풀 꺾였고,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 차량 대수가 감소했다.
현대차 차량의 지급 대상 수는 2020년 1만8931대, 2021년 4만2583대, 2022년 7만608대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5만9044대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기아도 2020년 8657대, 2021년 2만8585대, 2022년 4만9214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4만5918대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
지난해 테슬라 구매에 따른 보조금은 크게 늘었다. 테슬라는 2020년부터 현대차·기아에 뒤이어 가장 많은 액수가 돌아갔다. 지난해 테슬라 구매자들이 수령한 보조금은 687억7700만원으로 전년(455억7000만원)보다 51% 증가했다.
2021년 1078억6500만원에서 2022년 455억7000만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다시 반등한 것이다. 보조금 지급 물량도 2021년 1만7823대에서 2022년 1만4570대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만5443대로 다시 올랐다.
여기에는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100%를 받을 수 있는 가격 상한선에 맞춰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을 내놨다. 이 모델은 지난해에만 1만3885대의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5 시리즈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이 됐다.
하지만 올해 테슬라 차량에 대한 보조금 규모는 작년과 비교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환경부는 배터리 밀도와 재활용 가치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확정했다.
전기차 주행거리, 배터리 성능 등을 점수화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전기차 모델Y 후륜구동(RWD)의 경우 정부 보조금은 3분의 1 수준인 195만원만 받을 수 있다.
국내 전기차들은 상대적으로 보조금이 많다. 현대차 아이오닉6 롱레인지 모델은 정부가 정한 최대한도(650만원)를 모두 받고도, 제조사가 제공하는 할인 인센티브(할인금액의 20%)까지 추가로 지급된다. 실제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이 69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840만(서울)~1830만원(거창)까지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아 EV6 롱레인지 모델은 684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829만(서울)~1787만원(거창)까지 지원받는다.
한편,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한 경우 2년간 의무운행 기간을 지켜야 한다. 이 기간 내에 주소지를 옮기거나, 차량을 다른 지자체 거주자에게 명의 이전하는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일부 환수 조치된다. 실거주지와 보조금 수령 주소지가 다른 경우도 보조금 환수 대상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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