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지출액 47.3% 증가
인당 일일 지출액은 5% 줄어
소비액 회복 속도는 더뎌
올해 중국의 춘제 연휴 기간 현지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비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다만 인당 일일 지출액은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하며, 비교적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18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 10~17일 춘제 기간 전국 국내 관광객 수가 4억7400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9.0%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여행객들의 지출액은 6326억8700만위안(약 116조90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7.3%, 2019년 대비 7.7%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교통부와 철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기간 철도 여행이 9950만건으로 2019년 대비 36% 늘었다고 추산했다. 추이샨 골드만삭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새해 관광 데이터는 올해 실제 가계 소비 증가율이 6%에 달할 수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차이신은 문화여유부의 발표를 인용, 인당 일일 지출액은 평균 166위안으로 지난해(174위안)보다 5%가량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차이신은 "코로나19 이후 관광에서 소비 하향 추세는 여전하다"면서 "관광객 수 대비 소비액 회복 속도는 더딘 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비스 관련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일평균 52.3% 증가했다. 특히 문화예술 서비스 관련 매출이 86.7% 뛰었다. 중국 국가전영국은 이 기간 박스오피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47% 늘어난 80억1600만위안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총관객 수는 1억6300만명, 상영 횟수는 394만2000회로 역시나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밖에 민간 데이터 역시 전체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에 따르면 춘제 연휴 첫 5일간 하루 평균 소비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6%, 2019년 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식당의 세트 메뉴(타오찬) 구매는 186% 뛰었다.
시장은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최고지도부가 이 같은 회복세를 고려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어떻게 설정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과 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은 여전히 중국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자동차, 가전 등 고가의 내구재 판매는 서비스 분야와 비교해 회복이 더욱 더딘 상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의 승용차 판매는 전월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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