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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키우는 이재명의 칼질…비명 "본인부터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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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 공천배제 논의…'돈봉투 사건'까지 고심
"몇명 솎아내서 李 사법리스크 가리겠단 건가"
민주당 공관위, 다음주 초 컷오프 발표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컷오프 명단' 통보를 미뤄두고 직접 칼질에 나서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비리 의혹에 엮인 의원들을 솎아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부터 책임져야 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16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동향을 파악했다. 검찰이 지난해 11월 '돈봉투 살포 포임'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명을 거론한 의원은 21명이다. 이 대표는 이들 중 일부를 상대로 돈봉투를 실제로 받았거나, 받는 장면을 봤는지 상세히 물었다고 한다.


'잡음' 키우는 이재명의 칼질…비명 "본인부터 물러나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8호 인재인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인재로 영입된 김 이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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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최근 문학진 전 의원 등을 상대로 직접 불출마를 권고하며 공천 전면에 나선 만큼 여러 해석이 나온다. 돈봉투 사건에 엮인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할지 판단하기 위해 동향 파악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3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돈봉투 수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의 지역구는 현재까지 포함되지 않았다.


'컷오프 명단' 통보를 미룬 채 이 대표가 직접 칼질에 나선 것을 두고 '방탄 공천'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 비리 의원들을 솎아내는 것으로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가리려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관련 배임 ▲20대 대선 당시 허위사실 공표 ▲검사 사칭 관련 위증교사 등 3건의 재판을 받고 있지만, 총선 전 1심 선고는 불투명하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재판을 3건이나 받으면서 총선을 관리하고 자기 지역구 선거운동까지 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말은 쇄신이라고 하지만, 몇 명 잘라내서 자기 사법리스크를 가리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적지 않은 현역들이 경선이라도 기대하면서 숨죽이고 있지만, 컷오프 결과가 나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잡음' 키우는 이재명의 칼질…비명 "본인부터 물러나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도 측근들과 심야 비공개회의를 열고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노웅래·기동민·이수진 의원 등의 공천 배제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글도 적었다.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라고,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며 물갈이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그러나 되레 '시스템 공천'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친명 핵심을 비껴가는 이 대표의 칼질이 '사천으로 가는 수순'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쇄신이라면서 왜 물갈이 대상에 친명은 없느냐"며 "새 술이 아니라 자기 술만 담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한 친문계 의원은 "친명 인사들이 비명계 지역구로 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찍어내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강성 당원만 바라보고 총선을 치를 게 아니라면 본인부터 물러나거나, 친명 지도부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한편, 공관위 관계자는 "다음 주 초 4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컷오프 통보도 (비슷한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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