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퇴사 이어져
연봉·처우 영향
국책은행 우수 인재 이탈 우려
한국은행에서 20·30대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새 한은을 떠난 20·30대 직원은 60여명에 달했다.
16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 공기관 퇴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행 퇴직자(정년퇴직·임금피크 적용·무기계약직 제외)는 총 3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는 8명, 30대는 14명으로 절반 이상이 젊은 직원들이었다. 이는 10년 전과는 반대의 상황이다. 2013년의 경우 퇴사자 총 24명 중 40·50대가 15명으로 약 63%에 달했다. 20·30대는 9명에 불과했다.
해마다 등락이 있긴 하지만, 한국은행 최근 3년(2021~2023년) 20·30대 퇴직자는 총 6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2011~2013년) 당시 2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최근 3년 새 40·50대 퇴직자는 42명으로 10년 전(69명) 대비 약 39% 줄었다.
이는 수년째 제자리걸음 수준인 한국은행의 연봉 및 처우 수준과 관련이 깊다. 젊은 직원들은 한국은행 대신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유희준 한국은행 노조위원장은 "가장 큰 이유는 연봉 때문"이라며 "기획재정부의 관리에 묶여 있다 보니,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인건비는 한은법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결정하는 구조다.
한국은행의 평균연봉은 2022년 기준 1억331만원이며, 신입사원의 평균 보수액은 5176만원이다. 이는 5대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다. 같은 해 기준 하나은행의 평균연봉은 1억1459만원, 국민은행은 1억1369만원, 신한은행은 1억970만원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의 평균 연봉은 1억3579만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중앙은행, 국책은행에 인재가 많이 몰려야 한다"며 "그러나 다들 회색코뿔소 보듯 안일한 대응 하고 있어, 미래에 심각한 결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민간에 준하는 임금, 복리후생, 자기 계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경우 공무원 응시자 수가 급감하면서 월급 인상, 주4일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홍 의원은 "관행적으로 쥐어짜기만 하는 정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