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양향자 합당 가능성
민주당 탈당파 -이낙연 통합 시사
신당 간 지분 경쟁에 빅텐트 어려울 수도
제3지대 신당이 거대 양당과 함께 4파전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빅텐트 구성의 핵심인 각 당의 이념과 연대 방식 등 논의가 지연되면서 통합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다. 제3지대 세력 간 빅텐트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이준석-이낙연 간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이날 오후 과학·기술 정책을 공동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연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공동비전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각에선 양당이 이날 합당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전날 양 의원이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의 회동 가능성이 나온 지 하루만이다.
정치권은 이날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의 합당 발표 가능성에 대해 제3지대 빅텐트 구상의 플랜B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랜A가 이준석 개혁신당과 민주당 탈당파인 미래대연합,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미래 등 각 세력이 하나의 통합 신당을 구성하는 것이라면, 플랜B는 민주당 출신 신당과 국민의힘 출신 신당이 나눠 총선에서 거대양당과 함께 4파전을 벌인다는 시나리오다.
이준석 대표가 양 의원과의 합당에 공을 들인 이유도 우선 양당이 규합해 제3지대의 한 축을 공고히 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당장 개혁신당의 현역의원 부재가 해소될 전망이다. 이는 이낙연 신당과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의 미래대연합과의 향후 주도권 싸움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20일 창당대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빅텐트 구상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면서도 양 의원과의 정책 연대를 거듭 강조하며 합당을 추진해온 이유다. 앞서 이 대표는 양 의원을 향해 "개혁신당의 과학기술 분야는 양 의원의 생각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정책 연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낙연 중심의 민주당 탈당 신당 역시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숨 고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선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의 통합을 추진해 세력 확대에 집중할 것이란 구상도 나온다.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이낙연 총리 쪽과 미래대연합 쪽 차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다 민주당에서 시작했고 둘을 합치는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르면 이번 주 통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개혁신당과의 통합 논의 속도가 더딜 경우 우선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부터 통합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도 이준석·이낙연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제3지대의 통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봤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제3지대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며 "어떤 (당은) 의원들이 많은데 지지도가 안 나오고, 또 (어떤 당은) 의원은 없는데 지지도가 나오는 데가 있어 서로 정합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그러다 보니 먼저 합쳐지기 시작하면 자기 지분이 적어져 최대한 늦춰야 지분이 커지기 때문에 (통합이) 굉장히 늦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낙연 대표와 이준석 대표의 합당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개인적인, 정치적인 목적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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