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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저출생에 집 1만개 준다던 정부…'달랑' 30%만 지급[K인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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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저고위, 저출생 시행계획 분석 보고서
신혼부부·아동양육 가구에 집 9500호 준다?
"원자재값 비싸서"…3000호밖에 공급 안돼
시스템 개편 늦어져 청년 월세지원 65% 미달
결국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1분기 다시 발표

편집자주대한민국 인구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기업에 있다. 남녀 구분 없이 일로 평가하는 기업 내 분위기와 가정 친화적인 문화가 곧 K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적어도 일터에서의 부담감이 걸림돌이 돼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경제는 가족친화정책을 선도하는 기업을 찾아가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지점을 짚고, 현실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는 기업과는 다각도에서 함께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부터 변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분석한다. 금전적 지원보다 심리적 부채감을 줄여주는 회사의 문화와 분위기가 핵심이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다양한 측면에서의 대안을 제시한다.
[단독]저출생에 집 1만개 준다던 정부…'달랑' 30%만 지급[K인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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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2년 저출산 해법으로 발표한 ‘주택 1만호 공급’이 실제로는 30%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관련 정책 300여개를 전수분석한 결과다. 예산당국이나 국회의 반대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허술한 정책 설계로 저조한 실적을 낸 사업도 있었다. 저출산 정책을 내놓고 정작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관행이 반복되자 정부는 결국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정해 올해 1분기 다시 내놓기로 했다.


아시아경제가 24일 저고위의 ‘2022년 정책 시행계획 성과평과 결과’ 보고서를 확보해 확인한 결과 관련 정책 299개 중 23개의 성과목표율이 7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정책 10개는 목표의 절반도 채 달성하지 못했다. 예산집행률이 저조한 과제도 10개였다. 총 3조409억원을 예산으로 타냈는데 실집행은 1조7868억원으로 전체의 58.7%였다. 이 내용은 여야가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6일 국회에 보고됐다.


[단독]저출생에 집 1만개 준다던 정부…'달랑' 30%만 지급[K인구전략]
국회 사정에, 기재부 반대에…줄줄이 파투 난 저출산 대책

미달 과제에는 국토교통부의 주거지원 정책이 대거 포함됐다. 국토부는 당초 신혼부부·아동양육 가구 주거지원을 위해 매입임대주택 9500가구 공급을 약속했지만 31.6%인 3000가구만 공급했다. 다자녀가구를 위한 매입·전세임대 물량 1500가구도 33.3%인 500가구 공급에 그쳤다. 중형평형 공공임대는 6000가구 공급을 계획했지만 실제 집행된 건 1000가구(23.3%)에 불과했다. 국토부가 2022년 목표를 달성한 후 올해 1만5000가구, 2025년 2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시작부터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건설 원가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까지 나빠지면서 사업자 참여가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중형평형 공공임대 사업 등이 재검토 과정을 거치며 지연됐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임대 정책을 통합공공임대로 전환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등을 다시 받아야 했다”면서 “여기에 원자재 수급 불안까지 겹쳐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정상적으로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나 예산당국과의 협의 부족으로 실적을 전혀 내지 못했던 정책도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 납부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국민연금 출산크레딧' 지원 대상을 기존 둘째 아이에서 첫째 아이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당시 아이 한 명당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12개월씩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가로막혔다. 여야 의원은 물론 국회 연금특별위원회에서도 지원대상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기금의 건전성을 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용의 70%를 국민연금기금에서 충당하는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의 건강한 임신·출산을 도모하기 위해 전문상담기관을 운영하겠다는 정책은 예산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복지부는 여성에게 임신, 생식기 질환, 월경, 피임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창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위해 모자보건법이 개정돼야 하는데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관련법 개정이 늦춰졌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법이 통과되지 않았는데 예산부터 줄 수는 없다고 버티면서 사업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부 정책은 정부 부처의 정책 설계가 허술하게 이뤄지면서 실적이 저조했다. 국토부는 무주택 청년 8만2000명에게 월세를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혜택을 받은 사람은 3만명(36.6%)에 그쳤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편계획이 지연되면서 월세사업 신청과 조사, 지급이 줄줄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또 고용노동부는 예술인·특수고용노동자 4723명에게 출산 전후로 급여를 지원할 방침이었지만 수혜자는 463명(9.8%)뿐이었다. 직업 특성상 고용보험 가입이 어려운데, 출산일에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야만 지원이 가능토록 규제한 게 원인이었다.


저출산 대책, 발표만 하면 끝?…"사후평가 고도화해야"

정부가 수백조 원에 달하는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는 관행이 장시간 반복되는 사이에 출산율은 급락하면서 이를 해결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발표 이후에도 정책을 고도화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 정책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다 보니 효과적인 대안을 찾아도 중간에 재원을 배분하거나 조정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면서 “저출산 정책들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고도화돼야 하는데 1~2년간 노력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저고위는 정책평가 내실화를 위해 ‘인구평가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구평가센터는 저출산 과제의 실질적인 효과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목표치를 얼마나 채웠는지’가 아니라 ‘저출생 극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의미다. 평가 결과는 다음 연도 계획과 예산안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환류체계도 꾸린다. 오는 3월 출범해 5월부터 본격적인 성과평가에 돌입한다.



한편 저고위는 기존에 나온 저출산 정책은 재구조화한다. 현재 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시행 중인데, 정책 수요가 높고 효과성이 큰 대안들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미다. 만약 저출산과 연관성이 떨어지면 기본계획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제외된 정책은 부처에서 자율 추진토록 한다. 정책별 유지 여부는 이달까지 진행하는 ‘기본계획 보완연구’를 토대로 결정한다. 저고위는 이후 부처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1분기 안에 기본계획 수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K인구전략-양성평등이 답이다'
김유리·이현주·정현진·부애리·공병선·박준이·송승섭 기자
김필수 경제금융에디터
[단독]저출생에 집 1만개 준다던 정부…'달랑' 30%만 지급[K인구전략]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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