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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반쪽짜리 비대면진료, 제대로 정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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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반쪽짜리 비대면진료, 제대로 정착하려면 조인경 산업부문 콘텐츠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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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감기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등 어린아이들을 중심으로 또다시 호흡기질환이 유행하면서 동네 소아청소년과마다 문 열기 전부터 환자들이 몰리는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감기가 유행할 때마다 쉬이 옮아오고, 한번 아프면 최소 사나흘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항생제가 든 처방약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진료 잘 보기로 입소문이 난 의원급은 두어 시간 대기는 기본이요, 조금만 늦은 시간에 가도 그날 진료 순번이 마감되기 일쑤다. 병원 진료를 예약해주는 유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가 늘면서 병원을 직접 찾은 현장접수 환자들은 진료 순서가 뒤로 밀린다는 불만도 들려온다.


오는 15일부터 비대면진료가 확대되면 이처럼 아픈 아이들과 애타는 부모들의 숨통이 좀 트일까. 그동안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처방이 아닌 상담으로만 휴일·야간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 왔다. 이제는 모든 연령대로 대상이 확대돼 6개월 내 대면진료 받은 병·의원에선 누구든, 어떤 질환이든 비대면진료를 요청할 수 있다. 휴일·야간엔 방문 이력에 상관 없이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전국 시군구 거주자의 40%는 의료접근 취약군으로 분류돼 언제나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난 지난 6월부터 시행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여러 규제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가 대상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아쉬운 대목들도 눈에 띈다. 대부분 지역에서 여전히 약 배송은 불가능하고, 심야 시간이나 주말엔 문 여는 약국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장애인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야간·휴일에 비대면진료를 받고도 문을 연 약국이 없을 경우 여전히 처방약을 복용하지 못한다. “늦은 시간에 겨우 비대면진료를 받아도 약을 타려면 아픈 몸을 이끌고 문 연 약국을 찾아다니거나, 다음날 약국이 문 여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오진이나 과실 등 비대면진료의 안전성 문제, 의료서비스의 남용이나 지나친 상업화 우려 또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소아의 경우 증상이 모호해서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급성충수돌기염과 장중첩증 등을 비대면진료로 진단할 수 있는가”라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친 지난 3년 동안 국내 비대면진료 이용자 1400만명, 진료 건수 3600만건 가운데 별다른 의료사고는 없었고, 국민 만족도는 78%에 달했다. 진료 없이 단순히 약 처방만 받으려는 부적절한 의료 이용을 막기 위해 부작용 우려가 높은 사후피임약 처방은 금지하고 일부 약물에 대해서도 판단을 유보한 것은 타당하다. 처방 가능한 약물이나 의사가 비대면 진료로 진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면 진료를 받도록 하는 증상 등에 대해선 앞으로 계속 논의하고 개선·보완해나갈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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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약사회는 당장의 변화나 불이익만 앞세워 반대하기보단 의료서비스 개선과 환자 편익 확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노인인구 증가 등으로 비대면진료 수요가 급증하리란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무엇보다 당장 아이 키우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로 소아청소년과 예약이 꼽히는 현실에서 좀 더 신속하게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받고자 하는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조인경 산업부문 콘텐츠매니저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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