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내년도 대기업 임원인사 분석
조기인사·젊은 임원 약진 등 8개 트렌드
"오너가 승진 빨라져…적은 나이, 높은 지위로 극복"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조기 인사 단행, 임원 수 감축, 젊은 임원 약진 등 8가지 내년도 대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를 '에스프레소'(ESPRESSO)라는 키워드로 요약했다고 29일 밝혔다.
에스프레소는 ▲조기 인사 단행(Early) ▲1970~1980년대생 젊은 임원 약진(Seventy-Eighty) ▲성과주의(Performance) ▲여성 임원 증가(Rise) ▲'통합형' 임원 두각(Efficiency) ▲임원 수 축소(Scale down) ▲이공계 출신 두각(Science Technology) ▲젊은 오너 리더십 강화(Owner leadership)를 각각 의미한다고 유니코써치는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 이후 삼성과 LG도 작년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인사를 발표하는 등 인사 시계가 다소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총수들이 해외로 나간 점이 인사 스케줄을 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970년대생이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첫 1970년생 사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1970년생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 CEO 등이 떠올랐다.
실적이 부진했던 정보기술(IT)과 유통 등과 호실적을 낸 자동차 업종 간 임원 승진 규모 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유니코써치는 전망했다. 현대차(연결 기준), 기아(별도 기준)가 올해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임원 승진자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 임원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임원을 40%나 갈아 치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기업 임원 승진자도 줄 것으로 봤다.
여성 임원은 계속 늘 것으로 예상했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부서를 한꺼번에 관리할 능력을 갖춘 '통합형' 임원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영 실적이 나빠진 기업들이 많아 전체 임원 수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기술 발굴이 필요한 만큼 이공계 출신을 전면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젊은 오너가(家) 3·4세 경영자 리더십이 강화해질 것으로 봤다. 젊은 오너 인사 특징 두 가지는 승진 속도가 빠르고, 오너 측근 중심 체제가 견고해졌다는 점이다. 올해 인사에서 HD현대그룹 정기선 사장과 코오롱그룹 이규호 사장 모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 이규호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남이다. 둘 다 1980년대생이다.
유니코써치는 "조직을 빠르게 진두지휘하기 위해 젊은 오너 승진 속도를 높인 것"이라며 "나이가 적다는 핸디캡을 높은 직위를 통해 극복해 (오너) 자신만의 경영 특색이 뚜렷하게 나타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핵심 임원을 전진 배치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LG그룹 인사를 보면 구본무 선대회장 시절부터 활약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고 젊은 경영자가 전진 배치됐다. 유니코써치는 "젊은 오너의 빠른 승진과 측근 인사는 다른 그룹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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