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중앙선관위에 등록된 49개 정당
창당준비위도 금태섭 신당 등 9개
지난 총선 최소득표율, 0.01% 대한당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신당 창당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이 신당을 만들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정치인들이 모여 신당 창당을 발표하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까다로운 정당 창당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해당 규정은 정당법에 나와 있다. 중앙당을 만들려면 2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후 정당법에 규정된 절차와 요건을 충족하는 과정을 거쳐서 중앙당 창당이 이뤄진다.
중앙당 창당을 위해서는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지닌 시·도당을 5개 이상 구성해야 한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일인데 그렇게 최소 5개 이상의 시·도당을 만드는 작업은 더 힘겨울 수밖에 없다.
준비 과정에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고, 돈도 많이 들어간다. 총선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신생 정당 창당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의 마음이 급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는 얼마나 많은 정당이 존재할까.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등록된 정당은 모두 49개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정의당 등 국민에게 익숙한 그런 정당만 있는 게 아니다. 신기한 이름의 정당도 있다.
대표적인 정당은 거지당이다. 김준수씨가 대표자인 거지당은 2020년 12월 등록했다. 이선씨를 대표자로 등록한 자유의새벽당(새벽당)도 있다. 새벽당은 2019년 7월에 등록했다.
만약 누군가가 대한민국 국호를 활용해 창당 작업을 한다면 벽에 부딪힐 수 있다. 이미 그런 정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삼생씨를 대표자로 등록한 대한민국당은 2012년 7월에 등록했다. 이와 별도로 대한국민당, 대한당, 한국국민당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이다.
신생 정당이 창당 시 가장 고민하는 것은 정당의 이름이다. 어지간한 이름의 정당은 이미 존재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 같은 한나라당, 자유당 등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이다. 신당 창당 과정에서 정당 이름을 짓는 데 애를 먹는 것은 대중이 호감을 느낄 이름의 정당은 이미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둔 시기는 창당 과정이 가장 왕성하게 진행된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창당준비위원회는 9개다. 9개 창당준비위원회 중에서는 정의당 탈당파 등이 참여하는 ‘사회민주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도 있다.
이들 정당은 언론에 어느 정도 노출이 됐으니 대중에게 낯설지 않을 수 있지만, 생소한 이름의 창당 준비위원회도 있다. ‘페미니즘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도 있고 ‘핵나라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도 있다.
이들 창당 준비위원회가 실제로 창당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내년 4월 총선에 몇 개 정당이 참여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49개 기존 정당 모두가 내년 총선에 참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참여하려면 후보가 있어야 하고, 선거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사실상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정당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2020년 제21대 총선은 모두 35개 정당이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했다. 대부분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0.01~0.03%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한 정당도 있다. 적은 득표율이지만, 해당 정당을 뽑아준 유권자가 있었다는 얘기다.
대한당은 0.01%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전국에서 4855명이 해당 정당을 비례대표로 선택했다. 정치적 소신에 의한 것이건, 다른 여러 이유에 의한 것이건, 가장 적은 득표율을 기록한 정당도 전국 투표에서 5000표에 가까운 표를 얻은 셈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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