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강일3지구 12블록 민간매각 최종 결정
학교용지 없어질까 우려하던 강동구의 환호
지난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강동구 상일동 고덕강일3지구 공동주택용지 12BL(블록)을 민간에 매각한다고 공고하자 강동구청이 반색했다. 서울시 공공택지 시행사인 SH공사의 결정을 강동구청이 반긴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12블록은 애초 민간분양 용도의 토지였다. 최고가 낙찰방식이나 추첨방식으로 공공이 매각하면 민간업자가 낙찰받아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용도의 땅이었는데 서울시가 지난해 이곳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신혼희망타운 등을 공급하려고 검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2블록은 3만6500㎡, 감정가 2743억원 짜리 땅으로 12블록이 속해 있는 고덕강일3지구(9~14블록)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고덕강일 3지구 6개 블록 중에서 이미 4개 블록이 소형평형인 국민임대와 행복주택, 장기전세 등으로 구성돼 있고, 일부가 공공분양 아파트다.
문제는 학교다. 12블록 바로 위에는 애초에 초등학교 부지가 있었지만, 이 지역 학생 수가 부족해 설립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학생이 없는 것도 아닌데 학교를 짓기에는 애매한 상태였다. 고덕강일3지구 왼편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로, 오른쪽은 하남 미사지구 사이에 끼어있는 애매한 입지다. 그러니 아이들은 큰길을 건너 북측 강일동에 있는 강솔초등학교로 가야 했는데 최대 1.5km나 떨어져 있다.
초등학생들이 큰 도로를 세 번 건너거나 아침 일찍 통학버스를 타야 해 통학길 안전이 문제였고, 구청을 이점을 우려했다. 교육청은 아파트 입주 유형과 연령층에 따라 학령 인구를 전망할 수 있는데 임대아파트와 행복주택 등은 입주 연령층이 높거나 청년층 대다수여서 아파트가 들어서도 학령인구가 많이 늘지 않는다.
반면 30~40대가 주요 연령층인 중소형 분양 아파트의 학령인구 비율은 높다. 그러니 애초 용도대로 민간분양 아파트를 지어야 초등학교 건설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주민들은 학생 수 부족으로 학교 부지가 다른 용도로 전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구청장은 그동안 초등학교 설립을 위해 국토교통부장관, 교육부장관, 서울시장, SH공사 사장과 면담하고, 국무총리실 등 관계기관에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협의해 왔다. 그러다 이번에 원하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마침 여건 변화도 이런 상황을 도왔다. 인구구조 변화로 폐교와 과밀의 이중고에 직면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월 대안으로 도시형 캠퍼스(분교) 모델을 발표했다. 학교 설립이 어려운 경우에도 인근 초등학교 분교 개념의 ‘제2캠퍼스 학교’ 모델을 추진이 가능해졌고, 그러면서 고덕강일3지구가 검토 대상지로 언급됐다.
고덕강일3지구 10블록(593가구,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은 내년 초 입주한다. 12블록에는 아파트 613가구가 들어선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