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트페이'로 결제
내년에는 유럽으로 확대
이제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로 럭셔리카 페라리 구입이 가능해진다.
14일(현지 시각) 페라리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차량 결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페라리 측은 이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코인 결제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페라리를 구매할 때 결제는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인 '비트페이(BitPay)'를 통해 진행되며,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C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가상화폐로 결제를 하더라도 차량 구입가는 동일하며, 별도의 수수료나 추가 요금은 없다.
페라리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엔리코 갈리에라는 "많은 고객이 코인(가상화폐)에 투자했고 그중에는 코인으로 큰 부를 축적한 젊은 투자자들도 있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한 전통적인 투자자도 있다"며 "시장과 딜러들의 요청에 따라 가상화폐 결제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상화폐를 결제 시스템에 추가해 현재 우리 고객은 아니지만, 페라리를 구입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과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페라리의 이 같은 조치는 가상화폐로 부를 이룬 젊은 투자자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페라리는 내년 1분기부터는 유럽에서도 가상화폐 결제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유럽은 중동, 아프리카와 함께 페라리의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 중에서 가상화폐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테슬라가 2021년 3월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가 불과 2개월 만에 환경 문제를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0는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화석 연료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을 중단 사유로 들었다. 다만 최근 테슬라가 웹 사이트 소스 코드에 비트코인을 추가해 앞으로 결제 옵션에 다시 추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럭셔리카 업계의 선두 업체인 페라리의 가상화폐 결제 도입은 더 많은 업체가 이러한 결제 시스템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을 싣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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