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테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순전한 악(Sheer Evil)"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적인 군사자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최소 14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순수하면서 완전한 악이 이 세상에 분출되는 순간이 있다"면서 하마스의 공격을 순전한 악으로 규정했다.
또한 아이들이 살해되고 젊은이들이 학살되고 여성들은 강간당했다는 현지 보도를 인용해 "피에 굶주린 하마스의 잔인함은 IS(이슬람국가)의 최악 만행을 떠올리게 한다. 이것은 테러"라고 규탄했다. 그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면서 "테러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신속, 단호하면서도 전쟁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 중에 미국인도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명수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인질 구출을 위해 이스라엘에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가 배치를 지시했다"면서 "미국인 인질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라며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대응할 권리가 있다"면서 방공체계 아이언돔을 위한 탄약, 요격기 등을 포함한 추가 군사자원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도시, 시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주요 자산이 고갈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맹국과 파트너의 안보를 위해 의회에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긴급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했다.
다른 국가들이 이 상황을 악용하기 위해 분쟁에 개입하는 것도 강경하게 경고했다. 그는 "한마디만 하겠다"면서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약 10분간에 걸친 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미국인 사망자 14명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다고 전했다. 연설 직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실종된 미국인이 20명 정도며 이 중 몇 명이 인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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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사망자는 분쟁 발발 나흘만에 18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AFP 통신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에 따른 외국인 사망자, 실종자, 인질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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