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성동구→강남구→서초구
법조타운과 예술의전당 있는 서초동
1988년에 지금의 서초구로 편입
“서초동이 사실은 영등포구에 속해 있었어.” “무슨 소리야, 사실은 성동구 소속이었어.” “강남구에 속해 있었는데 다들 무슨 얘기들인지….”
이런 대화를 나누는 이가 있다면 영락없는 ‘바보3형제’ 취급을 받지 않을까. 서초동은 이름에 답이 있는 것처럼 서울 서초구 소속이기 때문이다.
서초동은 지하철 교대역과 남부터미널역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강남역과 양재역, 왼쪽으로는 서리풀공원과 서울고등학교, 위쪽으로는 대법원,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 아래쪽으로는 예술의전당 등을 끼고 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다는 강남역을 경계로 왼쪽 지역이 서초동이다. 서초동은 강남의 핵심 지역이다. 서초동이 강남구에 속해 있다는 주장은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성동구나 영등포구 소속이라는 얘기는 누가 봐도 터무니없게 들린다.
하지만 정답은 일반의 상식과 정반대다. 바보 3형제 대화처럼 보이는 저 주장들은 사실 모두 맞는 말일 수 있다. 서초동은 영등포 소속이었고, 성동구 소속이었으며, 강남구에도 속해 있었다.
지금은 당연히 서초구 서초동이 맞지만, 서울의 과거 역사를 되짚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은 끊임없이 팽창을 이어온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다. 신도시 개발 이후에는 경기도 쪽에 인구 1위 자리를 넘겨줬지만, 역사적으로나 상징성으로나 수도 서울의 위상은 여전하다.
과거에는 이른바 사대문 안이 서울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을 향해 전국에서 인구가 모여들면서 서울의 면적은 점점 커져 지금에 이르렀다.
서울시 영등포구 조직변천사에 따르면 1963년 1월1일 영등포구 양재리에 신동출장소를 뒀다. 신동출장소는 양재리, 신원리, 우면리, 사당리, 방배리, 서초리, 반포리, 잠원리를 관할했다. 종전의 리 지역은 서울 편입과 함께 동으로 개편됐다.
지금의 서초동은 이렇게 영등포구 소속이었는데 1973년 7월1일 잠원동, 양재동 등과 함께 성동구로 편입됐다. 영등포구 서초동에서 성동구 서초동이 된 셈이다.
당시 성동구는 지금의 광진구와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까지 아우를 정도로 한강 북쪽과 남쪽 모두를 관할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성동구는 강남 개발 시대와 맞물려 1975년 강남구가 신설되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지금의 서초, 강남, 송파, 강동을 모두 관할하는 거대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강남구도 분화를 피하지 못했다. 강남의 도시화가 가속하면서 인구도 늘어났고, 분구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금의 서초구는 1988년 신설됐다.
당시 서초동도 강남구에서 서초구로 관할이 바뀌었다. 서초구는 뒤늦게 탄생했지만, 정치·경제·사회적인 위상은 1970~198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많이 산다.
국내를 대표하는 핵심 기업도 서초구에 터전을 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도 서초동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서초구 인구는 40만4436명에 이른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열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한때 서초동 일대를 품고 있었던 영등포구와 성동구는 각각 37만6347명, 27만9760명으로 서초구보다 인구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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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위상은 도시의 발전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현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분류된 곳 중에서 훗날 서울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위상이 커지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 지금의 서초구 존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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