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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그곳]환경파괴 악명에 폐쇄된 '벤타나스 제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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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타나스 제련소'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코델코(CODELCO)가 운영하는 구리 제련소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서쪽으로 140㎞ 떨어진 중부 해안의 퀸테로 마을에 있다. 1964년 문을 연 칠레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상징적인 시설이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물질과 대기오염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018년 벤타나스 제련소 주변 마을인 퀸테로와 푸춘카비 지역 주민 5만명 중 약 600명이 집단으로 두통과 어지럼증, 마비 증상을 일으켰다.

[뉴스속 그곳]환경파괴 악명에 폐쇄된 '벤타나스 제련소' 벤타나스 제련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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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제련소 인근 학교 학생과 교사 100여명이 한꺼번에 두통과 메스꺼움, 눈 따가움 등 증상을 호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대기 중에선 유독성 물질인 이산화황이 기준치의 5배나 검출됐다.


결국 칠레 정부는 지난해 제련소 일대에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6월에는 제련소 폐쇄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 사태를 우려한 노조의 반발로 파업이 일어나기도 했다.


퀸테로와 푸춘카비에는 1958년 정부 주도로 석탄화력발전소와 석유·시멘트·전기·구리 제련소 등 12개 이상의 대기업이 들어서 심각한 환경오염 피해를 받아왔다. 환경운동가들은 이 지역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야기한 반복적인 오염사고에 대한 '희생 구역'이라고 불렀고,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칠레의 체르노빌'이라고 명명했다.


코델코는 세계 구리 생산량의 8%가량을 차지하며, 칠레 국내총생산(GDP)의 10~15%를 책임지고 있다. 칠레는 세계 구리 시장의 28%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다.



1일(현지 시각) 칠레 일간지 엘메르쿠리오 등에 따르면 코델코는 전날 1964년 운영을 시작한 지 59년 만에 벤타나스 제련소의 가동을 멈췄다. 폐쇄 결정 이후 올해 3월에야 칠레 의회가 제련소 폐쇄를 승인했고, 환경적 뒤처리 등으로 1년여 만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것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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