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잡지 연재보다 데뷔 수월
국내 플랫폼 “일본 현지 작가 발굴 주력”
세계 만화시장을 좌우하던 ‘만화 천국’ 일본 만화계가 최근 웹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14일 일본 소비자 동향 조사업체 MMD연구소는 ‘웹툰 제작에 관한 조사’에서 최근 1년간 만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13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공개했다.
해당 설문에서 응답자의 46.8%(이하 복수 응답)는 이 기간에 ‘세로 읽기 만화’, 즉 웹툰을 만들었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가로 읽기 만화’를 만들었다는 응답(50.8%)에는 미치지 못하나, 일본에서 출판만화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또 가로 읽기 만화를 만든 경험이 있는 창작자 중 58.9%는 “향후 웹툰을 만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가로 만화와 스크롤 방식의 웹툰은 단순히 그림이 놓인 방향 외에도 큰 차이가 있다.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연출과 칸의 크기, 배치 등이 전부 다르다. 이 때문에 기존의 가로 만화를 웹툰으로 제작하거나, 반대로 웹툰을 단행본으로 펴낼 경우 상당 부분 수정 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철 제본(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책 제본) 방식의 출판만화를 만들어오던 일본의 만화가들이 웹툰에 눈을 돌린다는 것은 서서히 새로운 형식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일본 내에서 웹툰 시장이 성장했고, 신인 작가의 경우 웹툰 쪽이 데뷔와 홍보가 수월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출판만화의 경우 잡지에서 연재하려면 유명 출판사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웹툰은 아마추어 플랫폼 등을 통해 곧장 독자에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년 동안 웹툰을 제작했다는 5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조사에서는 34.2%가 라인 망가, 21.8%는 픽시브 코믹, 18.4%는 코미코 등 웹툰 플랫폼에 투고했다고 답했다. 또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했다는 창작자도 각각 31.4%, 27.8%였다. 반면 출판사에 투고했다는 응답은 11.2%에 불과했다.
이에 웹툰 플랫폼들도 일본 현지 창작자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만화 산업의 역사가 길고 많은 만화가 지망생을 보유한 일본 시장의 특성상, 웹툰 창작자 생태계가 잘 구축될수록 더 다양한 장르와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독보적인 오리지널 작품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창작자 생태계 강화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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