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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누나들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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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배우 원톱 작품들 인기
장르·배역 다양, 멜로 드물어
뉴스채널도 '앵커 누나' 늘었으면

[시사컬처]누나들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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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넷플릭스 상위권을 차지한 작품들을 줄 세워본다. ‘퀸메이커’, ‘닥터 차정숙’, ‘가면의 여왕’, ‘나쁜 엄마’, ‘종이달’. 썸네일이 다들 어딘가 비슷해 보인다. 평균 나이 50대의 중견 여배우들이 ‘원톱’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퀸메이커’ 주인공 김희애는 67년생, ‘닥터 차정숙’ 엄정화는 69년생, ‘가면의 여왕’ 김선아는 73년생으로 모두 50대의 관록을 자랑한다. ‘나쁜 엄마’ 라미란과 ‘종이달’ 김서형도 40대 후반. 이들은 연합군이라도 결성한 듯 동시에 넷플릭스를 점령했다. 얼마 전까지 최고 인기를 누린 영화 ‘길복순’ 역시 50대 여배우인 전도연 단독 주연이었다. 40대 후반인 내가 어릴 때 좋아했던 누나들이 여전히 ‘핫’한 모습을 보면 통쾌한 기분마저 든다.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봐야할까? 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10~20대 젊은 세대의 취향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유튜브에서 숏폼, 드라마에서 웹드라마를 선호한다. 틱톡이라는 플랫폼도 좋아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10분 안팎 길이로 요약해 보여주는 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반면 수십 년 전 영화와 드라마에 열광했던 청춘들은 이제 중년이 돼 여전히 영화·드라마의 주요 소비층으로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그들이 선망했던 그 시절의 스타는 호흡이 긴 영상 컨텐츠에서 여전히 소구력을 가진다. 반면 그 연령대의 배우들이 숏폼 콘텐츠에서 인기를 얻는 일은 거의 없다.


여기까지는 데이터를 통해 분석이 가능한데, 그렇다면 왜 여배우일까? 여배우를 단독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들이 득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있을 리 없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현상은 감지되지 않았으니까. 송중기를 내세운 ‘재벌집 막내아들’, 옴니버스 구성에 가까운 ‘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킹덤’, ‘오징어게임’까지 여자주인공이 단독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작품들이 한꺼번에 상위권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몇 가지 이유를 짐작해 볼 뿐이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서? 페미니즘의 영향? 특정 배역의 남성편향에 대한 반기? 일시적인 유행? 어느 하나의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 누나들이 선보인 작품들이 천편일률적이지 않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장르는 코믹, 멜로, 스릴러를 넘나들고 배역도 다양하다. 킬러, 늦깎이 의사, 저축은행 직원, 자영업자...... 엄마인 설정도 있지만 자식이 없는 경우도 있다. 멜로라인이 희미하거나 거의 없기도 하다. 방송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기다려왔던 현상이다. 아주 오랫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젊은 여배우는 늘 연애를 했고 나이든 여배우는 늘 엄마이거나 조연이어서 의아하기까지 했으니까.


아직도 성 역할에 대해 보수적인 잣대를 갖고 있는 분야는 뉴스인 듯하다. 진행자를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편이 허용된 뒤 뉴스 채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는데도 김주하 정도를 빼면 저녁 시간 메인 뉴스를 50대 여성 앵커가 진행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성 평등, 여성 경력단절 등등과 관련한 소식을 전하면서 정작 뉴스 제작현장이 이런 식이라면 위선적이다. 시청자는 준비됐을지도 모른다. 젊고 예쁜 외모보다 실력과 노련함이 돋보이는 ‘앵커 누나’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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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소설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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