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깜짝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군사정권 수장을 만나 폭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5일 AP통신 등 외신은 반 전 총장이 전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은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설립된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23~24일 미얀마를 방문했다.
디 엘더스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5개 항 합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이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군정 지도자, 테인 세인 전 대통령 등과 만나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가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부가 즉각 폭력을 중단하고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는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미얀마에 왔다"며 "미얀마 국민들의 평화와 번영, 자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임 시절 미얀마를 여러 차례 방문해 민주화를 지원했다. 2009년 미얀마를 찾아 쿠데타 군부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석방하라고 압박했고, 2012년에는 수치 고문과 회동했다. 2016년에도 미얀마를 방문해 평화 정착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치 고문과 만나지 못했다. 수치 고문은 현 미얀마 군정의 쿠데타 직후 체포돼 부패와 선거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총 33년 형을 선고받아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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