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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돌봄 말고 패션…'힙중년' 양성하는 '더뉴그레이'

시계아이콘02분 57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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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 권정현 대표

홈쇼핑 광고방송에서 밥 먹는 아저씨, 보험 광고에서 갑자기 가슴을 움켜지며 쓰러지는 어르신...


미디어, 특히 광고에서 그려지는 중년 남성의 이미지는 대부분 그런 것이다. 넓게 보면 시니어 산업도 마찬가지다. 간병, 요양 같은 모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니어패션 콘텐츠 에이전시 스타트업 ‘더뉴그레이’는 ‘돌봄에서 벗어난, 중년층 대상 사업은 없을까?’라는 권정현 대표(35)의 물음에서 시작됐다.


더뉴그레이의 영향력은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합해 약 70만명의 팔로워를 자랑한다. 더뉴그레이가 키운 인플루언서 그룹 ‘아저씨즈’ 덕분이다. 이들은 ‘아저씨’하면 흔히 떠올릴 만한 옷차림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이 주로 입는 조거 팬츠나 세련된 비즈니스룩을 입은채 SNS에서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를 선보인다. 신선하고 감각적인 콘텐츠 덕에 틱톡 누적 조회수는 지난해 1억회를 넘었다. 더뉴그레이는 아저씨즈의 인기에 힘입어 10명의 중년 여성들로 이뤄진 '그래니스', 두번째 남성 중년 그룹 '꼰대가르송'도 내놨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4일 더뉴그레이를 운영하고 있는 권 대표를 만났다. 회사는 무신사가 만든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스튜디오' 동대문점에 자리잡고 있다. 중소규모 패션 브랜드를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200개가 넘는 패션 기업이 입주해있다. 대부분 20~30대 패션계 종사자들이 밀집한 곳이다. ‘시니어 사업’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 아니냐는 질문에 권 대표는 “일부러 이곳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중년층을 위한 고급 라운지 오피스가 많아졌고, 입주 제안도 받았다. 그러나 모두 거절했다. 회사로 찾아오는 시니어들이 젊은 세대와 이들이 만드는 분위기, 스타일을 계속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권 대표는 한양대에서 IT시스템을 전공하고, 대기업 인턴을 거쳐 실리콘밸리 연수를 다녀왔다. '조직에 소속돼 일하는 건 내게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창업을 결심했다. 이후 2014년, 더뉴그레이의 전신 ‘헬로우젠틀’을 창업해 패션스타일링, 콘텐츠 제작, 패션커머스 운영, 오프라인 바버샵 및 카페 운영 등의 경험을 했다.


성공가도만 달린 건 아니다. 2017년과 2020년 두 번의 실패를 겪고, 돈이 없어 기업에 취업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창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시니어 산업 안에서 사업 방향만 조금씩 바꿨을 뿐이다. 권 대표는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큰 틀에서 사업모델 자체에 문제가 있어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3명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인생3막 기업]돌봄 말고 패션…'힙중년' 양성하는 '더뉴그레이' 시니어를 위한 패션 브랜드 더뉴그레이 권정현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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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인플루언서 '아저씨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원래 시니어 개개인을 인플루언서로 만드는 비즈니스를 하려고 했다. 30명 정도 모았는데, 시니어들이 혼자 개인 콘텐츠로 SNS를 관리하는 걸 어려워하시더라. 내가 한 분 한 분 SNS를 관리해드릴 수는 없으니, 여러명을 묶어 그룹처럼 선보이기로 했다. '아저씨즈'라는 이름은 처음에는 모두가 반대했지만, 오히려 아저씨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스타일링한 아저씨들이 단체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영상, 댄스 챌린지를 하는 영상 등을 찍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올렸는데, SNS에서 숏폼 콘텐츠가 활성화되던 시기와 맞물려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수익 모델이 궁금하다.

▲메이크오버(머리 모양이나 화장 등으로 평소 모습에 변화를 주는 것) 콘텐츠를 통한 기업 광고 캠페인이 주 수입원이다. 시니어를 타깃으로 하려는 기업이 우리와 함께 메이크오버 콘텐츠를 제작하고, 광고비를 우리가 받는 형식이다. 물건 구매 전환보다는 브랜드 캠페인 차원에서 한다. 수익의 90% 수준을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경우 팬데믹이 끝난 시기여서 한 달에 한 번 꼴로 진행했다. 올해는 경기 탓인지 조금 줄었다.


'더뉴그레이클럽'이라는 아카데미도 운영 중이다. 시니어 인플루언서 혹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분들을 모아서 사진 촬영법, 영상 편집하는 법, 스타일링하는 법, 인스타그램 릴스(짧은 동영상) 찍는 법 등을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주 1회 수업에 3개월 과정이다. 수강료는 한 달에 60만원이다. 5월에 4기가 개강하는데, 3기까지 50명 정도가 수강했다. 아카데미는 원래 3개월만 하면 과정이 끝나는데, 수강생들이 추가로 강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해서 업그레이드반을 만들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아카데미 수강이 끝나면 어떻게 하나.

▲아카데미에서 수강한 분들은 시니어 크리에이터로서 각자 콘텐츠를 갖고 활동한다. 개개인의 영향력을 키우면서 우리 에이전시와 일할 수도 있다. 우리가 최근에 제품 판매 페이지도 열었기 때문에, 그 분들이 모델로서 홍보할 수 있게끔 하려고도 한다. 그분들의 수익 창구를 만들어드리는 동시에 영향력을 활용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투자 계획은 없나.

▲투자에 관심 있다는 연락은 많이 받았지만, 지금까지 유한 적은 없다. 내가 예술가처럼 사업하는 기질이 있는데, 투자를 받게 되면 손발이 묶일 수 있다는 부담이 있어서다. 그런데 요즘은 영향력과 인지도만큼 비즈니스 볼륨을 키우려면 받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더뉴그레이를 글로벌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은 목표 때문이다. 다만 대표인 내가 선택하는 방향을 온전히 믿어주는 벤처캐피털이 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올해 매출은 좀 줄어들 것 같다. 작년에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서 캠페인 프로젝트 계약이 늘어 매출 5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경기가 나빠서 그만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일 기억에 남는 캠페인 프로젝트는.

▲2021년에 국가보훈처와 했던 참전용사 메이크오버 프로젝트 '다시 영웅'이 가장 의미있던 협업 사례로 기억에 남는다. 정말 좋은 프로젝트였다. 9명의 6.25 참전용사를 초청해 메이크오버하고, 새로운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국가보훈처에서 우리한테 제안을 먼저 준 프로젝트다. 처음에는 스트리트 패션으로 입히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독립군 단체 사진을 보면 독립군들은 늘 정장을 차려입고 찍지 않았나. 그들처럼 나라를 구했던 분들이니 비슷한 분위기로 찍고 싶었다. 당시 그 프로젝트로 외부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한다. 식당을 오래 운영한 시니어 분과 함께 요즘 인기가 많은 식당을 돌아다닌다거나, 용접공 경력이 있으신 시니어 분과 용접에 관한 콘텐츠를 찍는 등 정말 방송국처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은 서울에서만 진행하는 더뉴그레이클럽 아카데미도 전국망으로 넓히는 등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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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법인도 설립한다. 일본 내 광고·커머스 회사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그 회사와 합작 법인을 만들어 메이크오버 프로젝트, 아카데미 등 한국에서와 비슷하게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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