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후계자설 재점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김 위원장 부부 사이 정중앙에 자리 잡은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우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정은은 딸이 후계자라는 가장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김주애가 군 고위층이 가득 찬 연회장에서 중앙 무대에 선 사진이 공개된 이후 분석가들이 이같이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김 위원장 부부가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군 장성 숙소를 찾았다며 몇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주애는 아버지 김 위원장과 어머니 리설주 여사 사이에 앉았는데, 사진의 초점은 김 위원장이 아닌 김주애를 향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몸을 살짝 김주애 쪽으로 향했고 김주애는 반듯하게 앉아 정면을 응시했다. 그 뒤로는 군 장성들이 정자세로 서 있었다.
통신은 지난해 보도에서 김주애를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번에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써 관심을 모았다.
WP는 "10∼11세로 추정되는 주애가 통상 리더를 위한 자리인 사진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테이블에서 최고위 장성들은 이 가족 뒤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이 연회장에 들어서자 메달로 장식된 재킷을 입은 군 지도자들이 서서 박수를 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그(김주애)의 머리는 스타일리시한 어머니인 리설주를 연상케 하며, 검은 스커트 의복과 실용적인 구두를 신고 있다"고 외양을 전하기도 했다.
WP는 "(조선중앙통신) 보도는 이 소녀의 이름과 나이를 제공하지 않았고, 그를 단지 김정은의 '존경받는' 딸이라고만 했다"며 "이 형용사가 사용된 것은 이전의 '사랑하는'에서 분명히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은퇴한 미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2013년 평양 방문 당시 안고 있었던 '주애'로 불렸던 소녀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로드먼은 2013년 방북 직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의 딸 주애를 안았고, 리(설주)씨와도 얘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딸 이름이 공개된 것은 이때가 처음으로, 김주애는 2013년생으로 추정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이런 보도는 김주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김씨 일가가 자랑스러운 혈통이며 그 가문이 통치하는 것만이 옳다'는 얘길 태어나면서부터 들어온 북한 주민들이 4대째 통치를 수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의 가부장 체제가 여성 통치자를 받아들일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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