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운전자, 다리에 화상 입어 치료 중
7일, 서울 성동구 서비스센터 입고된 테슬라 차량 모델X에서도 화재
밤에 세종시 국도에서 달리던 테슬라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을 있던 시민들이 창문을 깨 운전자를 구조한 사연이 전해지며 누리꾼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다. 불은 전기차가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데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뒤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A 씨(36)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 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자칫 운전자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었던 큰 사고였으나 시민들이 구조 작업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에 화재 사고를 신고한 뒤 구조에 나선 B 씨는 10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난 차량 불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 씨는 "퇴근길에 차 사고가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A 씨 차량에) 불이 조금 붙어 있었다"며 "112와 119에 신고하고 소화기가 있어서 불을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차 안에서 사람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고, 에어백이 다 터진 상태에서 불이 점점 커졌다"며 "성인 남성 4명이 창문을 깨부수고 뒷좌석 문을 젖혀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 겨우 꺼내고 동승자 없는 걸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폭발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B 씨는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연 용감한 분들이 있어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에는 서울 성동구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테슬라 차량 모델X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길을 잡는 데 세 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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