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얼어붙은 기업대출]①中企 "이자 비싸 못빌려"…은행 "리스크 탓 못빌려줘"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예전 같으면 나갈 대출도 못 나간다"
리스크 관리 하는 은행, 치솟는 이자

"작년 9월 금리가 갑자기 오르기 시작한 이후부터 신규대출은 거의 못 하고 있어요. 은행마다 리스크 관리 때문에 대출 심사 기준이 아주 엄격해진데다 작년에 금리가 두 배 이상 올랐잖아요. 그나마 돈 있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기존 대출부터 갚고, 사정이 어려운 곳들은 투자할 엄두를 내지도 않으니까요"

[얼어붙은 기업대출]①中企 "이자 비싸 못빌려"…은행 "리스크 탓 못빌려줘"
AD

인천에 있는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요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의 기업 여신 환경에 대해 "예전 같으면 나갈 대출도 못 나가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임대사업자가 대표적이다. 과거엔 보통 신축건물 같은 경우 임대가 당장 안 되더라도 감정에 의한 추정 임대료를 산정해 예외적으로 대출 승인을 해줬는데, 지금은 실제 임대차 계약서를 들고 오지 않은 이상 불가능하다. [관련기사] '얼어붙은 기업대출'


이 지점장은 "은행부터 영세한 개인사업자나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을 보수적으로 대하고, 당사자들도 금융비용을 줄이려고 한다"며 "제조업은 일찌감치 이런 기조로 돌아섰고 도매업, 유통업, 임대업까지 똑같은 분위기가 퍼졌다"고 했다.


확연히 달라진 기업 대출 분위기
자영업자 대출 3개월째 내리막
중소·대기업 대출 연말 낙폭 커져

가계대출에 이어 최근엔 기업 대출까지 얼어붙기 시작했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선데다, 경기는 얼어붙고 금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줄곧 증가세였던 개인사업자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작년 10월부터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9월 315조2700억원에서 10월 314조8100억원으로 줄더니, 11월엔 314조7500억원, 12월엔 314조1000억원까지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12월 598조2100억원으로 전달(599조1000억원)과 비교해 89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대기업 대출 흐름도 비슷하다. 지난해 4분기 회사채 시장이 멈추다시피 하자 자금이 필요한 대기업들은 은행에 손을 벌렸다. 10월, 11월 전달 대비 각각 6조6700억원, 4조1700억원 가량 늘었지만, 12월엔 5조8000억원이 감소했다.


통상 연말에는 기업들이 재무제표 결산 때문에 대출수요가 축소된다고 하지만 2021년의 경우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2월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기업 대출잔액의 감소폭(-1조8000억원)도 2022년 12월(-5조8000억원)보다 훨씬 작았다. 금리가 오르면서 확연히 달라진 기업대출 분위기가 읽히는 대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11월 기준)는 5.39%~5.91%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금리(5.29%~5.62%)보다 높은 수준이다.


투자 철회하는 기업들
작년엔 어렵다 했지만, 올해는 생존 문제 직면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사들도 투자 계획을 접고 있다. 한 중견 건설회사 영업 담당 임원은 "경기도에 전원주택타운을 지을 땅을 사려고 하다가 투자를 전면 철회할 정도로 올해는 되도록 새 사업은 벌이지 말고, 기존 사업 유지만 제대로 하자는 게 경영 기조"라며 "수주할 건이 없어 작년 가을부터 골프 약속이 싹 사라진 것만 봐도 체감 경기가 얼마나 바닥인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주 발표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 전망'(전국 2254개 제조업체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과 비교해 투자계획에 대해 '동일 수준'이라 응답한 비율이 53.5%로 가장 많았다. '작년보다 감소'라는 답변이 33.9%를 기록했다.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불과 1년 사이에 작년보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29%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시중은행에서 기업 대출을 담당하는 임원은 "금리 상승이 계속 유지된다면 작년에는 어렵다고만 했던 저신용 기업들이 올해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은 오는 11일 중소기업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운영자금 대출과 보증 지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얼어붙은 기업대출]①中企 "이자 비싸 못빌려"…은행 "리스크 탓 못빌려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