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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칼럼]윤석열 정부의 예산안 이름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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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칼럼]윤석열 정부의 예산안 이름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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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재 경제미디어스쿨원장 겸 논설고문] 예산안은 '국정철학을 숫자(돈)로 환산'한 것이다. 어느 정부든 출범 후 처음 짜는 예산안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은 어땠나. '강력한 한 방'도 '분명한 철학'도 보이지 않았다. 건전재정, 구조조정, 약자 복지, 미래 먹거리 준비… 크게 네 가지 과제에 오밀조밀 숫자를 잔뜩 나열했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여기서 어떤 철학을 읽어내란 말인가.


그래서 대통령실 관계자 몇에 물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이 뭔가. 갸우뚱하더니 "글쎄…"라며 말끝을 흐렸다. "자유? 약자와의 동행? 뭐 이런 거 아닐까요."


자유라면 어떤 자유인가. 국내외 경제ㆍ안보 환경은 갈수록 악화, 약자들이 먼저 무너지면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더 필요한 쪽으로 가고 있다. 작은 정부를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 의지와는 엇박자다. 대통령의 자유와 큰 정부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나.


약자와의 동행은 또 어떤가. 약자 복지엔 돈이 필요하다. 감세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대통령의 '시장경제'와는 엇박자다. 감세 효과가 큰 과실로 돌아온다 한들 나중 일이요, 당장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에 무너지는 약자들의 삶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시장경제는 약자 복지와 어떻게 같이 갈 것인가. 이런 고민을 대통령실이 치열하게 해야 한다. 그 결과물을 예산에 담아내야 한다.


그럼 어떤 예산안이 국정철학을 담는 것인가. 우선 이름이 있어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 예산을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이라고 이름 붙였다. BBB 법안으로 불리는 이 예산안은 무상보육과 노인ㆍ장애인 돌봄 확대 등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하는 '인적 인프라'가 골자다. 여기에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투자 확대라는 산업정책을 아울렀다. 내용이야 특별할 게 없지만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예산안에 숨결과 철학을 담아낸 것이다. 국정철학은 이름이라는 숨결이 담겨야 비로소 강력한 국가 어젠다로 작동할 수 있다.


물론 이름만 지었다고 다 된 건 아니다.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돈을 제때, 쓸 곳에 써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야당에 발목 잡혀 예산안은 원안 통과가 불투명할 정도다. 그렇다고 야당 탓만 하기엔 상황이 급하다. 이럴 땐 국민에 직접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국민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메시지가 중요하다.


우선 출근길 문답(도어스태핑)은 당분간 중단했지만 재개하더라도 횟수를 크게 줄여야 한다. 애초 취지와 달리 소통이 아니라 정쟁의 블랙홀로 변질하는 경우가 잦았다. 모두 대통령 입만 보다 보니 장관이나 정책은 아예 안 보인다. 대신 정례 기자회견을 늘리는 쪽을 고려할만하다. 11차례나 연 비상경제대책회의도 마찬가지다. 별로 '비상'해 보이지 않은데다 '대책'도 신통찮았다. 이래서야 국민 공감은 언감생심이다.


대안은 없나. 지난 정부는 위원회를 이용했다. 소득주도성장이 삐꺽 대자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면피했고, 탈원전이 여론의 역풍을 맞자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위원회를 만들어 여론을 호도했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라고 떠넘겼다. 위원회가 좌파의 숙원 정책을 집행하는 '답정너'였던 셈이다.


그렇다고 구태를 답습할 수는 없다. 이미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우후죽순 위원회를 대폭 정리했다. 대신 국민통합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등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이들 위원회를 활용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맡았던 사공일 전 재무장관의 말을 참고할 만 하다. "최소 한 달에 한 번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 회의 첫 15분은 복기에 써야 한다. 지난 회의 때 결정한 게 왜 안 됐나.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회의를 5년 내내 해야 한다. 중간에 흐지부지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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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통령이 5년 내내 집중해야 할 예산안 이름은 '중산층 복원법'이면 좋을 것이다.


[이정재 칼럼]윤석열 정부의 예산안 이름은 뭔가



이정재 경제미디어스쿨원장 겸 논설고문 yijungj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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