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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갇힌PE]③韓서 기회찾는 외국계PE‥토종펀드는 유동성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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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계 PE 운용사 속속 한국 진출
싱가포르와 홍콩 대체 투자 지역으로 부상
외국계 독주 막을 견제장치 필요 목소리

편집자주자본시장 침체기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예외 없이 어려운 상황이다. 인수합병(M&A)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산다는 사람은 없다. 주요 PEF들은 올 연말까지 '빅 딜'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시장 위기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사모펀드 대출은 집계에 잡히지 않는 '쉐도우뱅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토종 PEF들이 움츠러든 사이 글로벌 4대 PEF가 침투했다. 강 달러 기조 속에서 외국계 펀드는 국내 기업사냥에 대한 야심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통해 다가올 변화를 관측해 본다.
[트랩갇힌PE]③韓서 기회찾는 외국계PE‥토종펀드는 유동성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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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최근 1년새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한국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토종 펀드들이 금리, 환율 등으로 고전하는 사이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늘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자금 경색과 금융 충격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외국계 펀드들은 인수·합병(M&A)을 포함한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기업들의 자금 상황이 어려워지는 지금이 국내 알짜 기업이나 자산에 투자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존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칼라일·TPG·베인캐피탈·CVC·베어링PEA·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은 한국인 투자 전문가 채용을 늘리고 있다. 특히 KKR이 최근 인력을 30명까지 늘렸고 유럽계 PEF인 EQT파트너스는 베어링PEA를 아예 인수했다.


글로벌 1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올해 한국에 재진출했다. 블랙스톤은 약 8년 전 한국 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무소를 철수했지만, 올해 야심차게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금융계의 거물인 하영구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을 영입하고 글로벌 경쟁사인 안젤로고든에서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김태래 대표를 영입하는 등 강력한 진용을 구축했다. 731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아폴로)도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최근 제임스 젤터(James Zelter) 아폴로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한국을 찾아 주요 연기금, 공제회 등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만나 다양한 투자전략을 논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계 금융사는 블랙스톤, 아폴로 등 글로벌 톱5 펀드 외에도 다양하다. 미국계인 프리티움파트너스, 누버거버먼자산운용, 오차드와 영국계 금융사인 맨그룹, 콜러캐피탈 등도 최근 한국 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브룩필드자산운용(캐나다), IMC증권(네덜란드), 노르딕캐피탈(노르웨이) 등 외국계 금융사들이 속속 진출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계 펀드들이 한국 시장으로 밀려 들어오는 이유를 코로나19 이후 자금시장 상황의 급격한 변화에서 찾고 있다. 주요 펀드들이 그동안 모아놓은 자금을 풀 수 있는 시장으로 한국을 점찍었다는 해석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기업들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투자와 구조조정을 위한 펀드레이징을 엄청나게 해놨는데 예상과는 달리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그 돈을 풀지 못했다"면서 "지금에서야 자금이 막한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유동성을 가진 외국계 PEF들이 한국에 많이 진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상황에서 외국계 펀드, 특히 미국계 자금이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우리 시장에 글로벌 PEF들이 몰리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중국으로 가기는 어렵고 일본의 경우 IB 분야도 은행계 금융사들이 꽉 잡고 있어 외국계 자금이 진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원래 홍콩이 하던 역할을 싱가포르가 대부분 가져가고 우리도 일부 흡수하는 그런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외국계 펀드들의 국내 진출은 토종 펀드에는 리스크다. 한국 금융시장은 지금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내 해외 PEF들의 국내 진출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현명하게 이용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 대다수의 시각이다. 우리 금융시장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한 단계 성장해 파이를 키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오히려 당국이나 연기금들이 환대해 주면서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기회를 가져와야 한다"며 "사무소를 개설하도록 유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시아 시장의 주요 딜이 한국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우리도 적극적으로 취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 상황에서 외국계 펀드들의 독주를 막을 견제 장치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PEF 운용사들이 자금 조달에 고전하는 동안 달러화 조달이 가능한 외국계 PEF 운용사들이 국내 M&A 시장을 독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가 7700억원에 국내 폐기물 처리 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를 완료했다. 캐나다계인 브룩필드자산운용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생산설비 인수를 위한 잔금 납입을 마쳤다. 인수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형 M&A 거래에 국내 PEF 운용사들은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 외국계 사모펀드 고위관계자는 "조금만 기다리면 한국에서 조 단위 딜이 가능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 외환위기 때 해외 PEF들이 낮은 가격에 자산을 매입해 고수익을 실현했던 것과 유사한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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