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月이자 늘어가는데…
인력난·인건비 고금리보다 더 걱정
그가 중소기업 사장이 된 건 7년 전이다. 대학에서 ‘나무’를 전공했고, 첫 직장도 가구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몇 번 회사를 옮겼지만 모두 가구회사였다. 창업의 밑바탕은 대형 가구회사의 협력업체로 이직해 그곳에서 공장장 역할을 하면서 다졌다.
10년 전부터 창업을 구상했고, 몇 번 시도 끝에 일을 저질렀다. 그는 창업 후 가장 힘든 시기가 요즘이라고 했다.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그렇듯 그도 은행에 빚을 지고 있다. 5년 전 공장을 신축할 때 빌린 돈과 이후 운전 자금으로 조달한 대출이 35억원 정도다. 지난 봄 월평균 1100만원가량 나가던 은행 이자는 지난달 1600만원으로 월 500만원 정도 늘었다. 3%대였던 대출 금리가 5%대로 뛰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금을 변동금리로 빌렸으니 내년 초 대출 금리는 운 좋으면 6%대, 그렇지 않으면 7%대로 뛰어오를 것이다.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유동성만 확보되면 버틸 수는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40.6%에 달한다. 이것도 9월 기준(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다. 1년 전 그 비중은 3.1%였다. 10월 수치가 나오면 5% 이상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4일 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다시 한번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에게 고금리보다 더 큰 걱정은 인력난과 인건비다. 가구공장은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분야의 산업)다. 그는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린다. 숙련 기능공도 부족하다. 20여명 직원 중 3분의 1은 외국인 노동자다. 그들에게 기숙사와 음식을 제공하면서 주는 월급은 주 8시간 야근수당을 포함해 270만~280만원 정도다. 그래도 인력 구하기 어려워 불법 체류자도 몇 명 쓴다. 단순 노무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5% 오른다. 그는 내년 월급을 300만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단순 노무자 월급이 오르면 기능공 급여는 더 크게 오른다. 차등을 두지 않으면 인력난이 가중된다.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진다.
생활할 만큼 최저임금도 줘야 하고, 저녁이 있는 삶도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중소기업 사장의 현실도 녹록지는 않다고 했다. 기자가 전화했을 때도 그는 현장에서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직원이 한 명 그만둬 다음 주부터는 본인도 야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원자잿값 상승을 못 견뎌 임가공 비중을 늘리다 보니 사업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했다. 최저가입찰제로 가구 공사를 수주하다 보니 요즘엔 남는 것도 없다고 한다. 그래도 재무제표는 구색을 맞춰야 대출도 연장하고,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 그는 두 발로 가는 자전거는 페달을 계속 밟지 않으면 곧 넘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
경제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이나 인류애로 사업을 시작하진 않았을 것이다. 빚내서 투자하고 사업을 일군 건 어쩌면 잘살아 보겠다는 욕망이 보통 사람들보다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으로 누리는 보상은 리스크를 지는 대가다. 그렇지만 그들의 욕망은 자본주의의 선순환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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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 잃은 사장들이 늘고 있다. 공장 팔면 건질 게 있으니 그걸로 버틴다는 사장들이 늘어나는 건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다는 증거다.
김민진 중기벤처부장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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