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인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2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에 앞서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 XX' 발언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관련 책임자 문책, 언론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향해 XX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도 없이 인사청문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대통령의 엄중한 사과 없이는 인사청문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의 욕설 발언은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전체 국회의원을 모욕한 발언"이라며 "국회의원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부 장관 자격과 실력을 검증하는 자리이지만 지금 상황이 정말 녹록지 않다. 대통령이 직접 대한민국 유사 이래 최고의 외교 참사를 일으켰다"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재발 방지 약속을 국민께, 야당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도 "김은혜 홍보수석이 '이 XX'라고 욕설 막말을 인정했는데, 이후 음성 분석을 운운하면서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오히려 다른 해명을 해 국민 혼란과 불신을 자행하고 있다"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드는 노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 음성파일을 들은 모든 국민들은 그 진위를 다 알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사적 발언과는 별개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석이었던 복지부 장관 자리부터 채워야 한다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강기윤 국민의 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한다"면서도 "5개월간 복지부 장관 공석으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어 하루빨리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을 통해 복지부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통령의 비공개 사담이 유출된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발언에 대한 정확한 진위 밝혀지면 그 때 대통령이 소상하게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말씀대로 그런 단어가 들어갔다면 우려스럽고 그에 따른 대통령실의 조치도 필요하지만 확정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도 사실 확인을 거쳐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한 이상 그 부분을 곡해해 상황을 증폭시키고 국민을 마치 선동하는 듯한 뉘앙스까지 줄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두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정춘숙 복지위원장은 회의 시작 35분여 만인 오전 11시경 정회를 선포했고, 회의는 한시간 가까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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