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외부 인사 영입 1호 공동선대위원장
'혼외자' 의혹 논란 일자 사임
영국 일간 가디언 단독 인터뷰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가 사생활 논란으로 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의 정치 스캔들의 끔찍한 대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 교수와의 단독 인터뷰를 전했다.
조 교수는 서경대 군사학과 조교수로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공공행정학 석사이자 대한민국 육군 소령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외부 영입 인사 1호로 이재명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지만,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혼외자' 의혹 제기로 논란이 일자 사흘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조 교수에게는 14세 딸과 12세 아들이 있다. 조 교수는 사퇴 당시 자녀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다며 "혼외자가 아닌 성폭행으로 인한 원치 않는 임신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뷰에서 조 교수는 "도울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었고, 이 후보의 당선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내가 개입한 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전혀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사임하지 않았다면 계속 공격당했을 것이다. 내 아이들은 아직 어렸다"며 "언젠가 아들에게 엄마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실대로 얘기해주려 했지만, 내 가족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우파 유튜버와 미디어 등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게 나를 슬프고 화나게 만든다"고 밝혔다.
조 교수에 따르면 그는 사퇴 이후 지인과의 만남을 피하고, SNS 계정을 폐쇄했으며,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아이들이 한 달 동안 학교를 쉬게 했다. 당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그 후로도 여러 번 생각했었다고 한다.
조 교수는 "정계에 발을 담근 것은 내 결정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정말 화가 났다"며 "가족과 아이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미래가 있고, 나는 엄마로서 그들을 보호하고 싶었다"며 "어느날 아이들이 내게 '뭘 했든 괜찮다'고 말해줬다. 그 말이 내 목숨을 구했다"고 고백했다.
조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여성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이건 나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불과 몇 달 전 한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나는 거의 매일 비슷한 사건들을 목격했지만 모두 은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공인,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라며 "아마도 10년, 20년 후에는 사람들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내게 일어난 일이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그가 한국 정치 스캔들의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보수적인 군대에서 성공한 여성이 진보 진영에 합류했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는 분석도 전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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