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용 매출 다각화…스마트폰 부진 만회
車카메라모듈 시장 5년후 11조 전망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자율주행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부품업계가 전장용 카메라 모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분야의 성장세가 정체기에 빠진 가운데, 매출 다각화를 위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수주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에 대규모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최근 테슬라와 1조원 규모 전장용 카메라 모듈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이전에도 테슬라에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과 와이파이 모듈을 공급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LG이노텍을 공식 부품 공급사로 등록한 바 있다. 이번에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경우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테슬라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최종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도 지난 1분기 말 진행된 테슬라의 전기차 트럭 카메라 모듈 입찰에서 최종 수주 업체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금액은 수조원대로 카메라 모듈 단일 수주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상하이와 베를린에 있는 테슬라 공장이 최종 행선지다. 삼성전기는 르노 등 일부 고객에만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제공했으나 지난해 테슬라 전기트럭용으로 4900억원 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테슬라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의 '큰손'이다. 라이다(LiDAR)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 중심의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시스템만으로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구현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테슬라 점유율(매출 기준)은 LG이노텍 60% 내외, 삼성전기 30% 내외로 알려졌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주력 분야였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자 차량용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500만대 줄어든 13억570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전장용 시장의 경우 향후 몇 년간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레벨2에서 필요한 카메라는 7~8대 수준이지만, 레벨3 자율주행차에는 통상 12대 이상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가격 역시 대당 8~10달러 수준인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4~5배가량 높다. 매출 다각화와 제품 믹스(구성 비율) 개선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셈이다.
각각의 모듈을 조립해 판매하는 중국과 달리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렌즈 설계, 금형부터 자동초점(오토포커스), 광학식 손떨림 보정 등 초정밀 하드웨어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전성을 중시하는 전장 부품의 특성상 전장 카메라모듈은 내구성과 품질이 스마트폰용 대비 훨씬 높아야 한다"며 "진입장벽이 높아 기존에 레퍼런스를 구축해온 업체들 위주로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