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금리 상승기를 맞아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가운데 시중은행권과 금리 차이가 좁혀진, 2금융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끊임없이 은행을 오가는 ‘금리 노마드족’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정책을 변경해 상품의 가입 문턱을 높이거나, 중도 해지를 어렵게 하고 적금보다는 예금 위주의 상품 판매 전략을 골몰하는 식이다.
30일 신협에 따르면 신협은 다음달 19일부터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특판 예적금 상품의 가입 조건을 강화했다. 입출금 계좌 개설일 기준으로 ‘당일’에는 특판예금을 가입할 수 없도록 변경했다. 앞으로 신협에서 온라인 특판 상품에 가입하는 건 계좌 개설일 다음날이 지나야만 가능하다. 앞서 신협은 계좌 개설일 당일에도 특판 등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었다.
신협은 ‘재테크족’ 사이에서 편리한 특판 가입 방식으로 주목 받아 왔다. 타 은행들보다 적극적으로 ‘온라인’ 특판을 했기 때문에 특판상품 가입이 상대적으로 손쉬웠던데다가, 우리나라 은행들 대부분이 준수하고 있는 ‘20일 1계좌 규제’ 정책도 유연하게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신협의 경우 신규 계좌를 개설한 지 20일이 지나지 않은 고객도, ‘입출금 기능’만 해지하면 당일에 바로 특판에 가입할 수 있었다. 때문에 전국 고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모바일로 계좌를 만들고, 지역 곳곳에서 판매하는 특판에 손쉽게 가입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같은 골자는 유지된다. 다만 신규 계좌 개설 20일 미만 고객이 신협에서 온라인 특판에 가입하려면, 전일 미리 이전 계좌의 입출금 기능을 해지하도록 해 다소 번거로졌다. 신협은 이같은 가입 조건 강화를 “지역 조합 이용자 혜택”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특판에 가입하는 온라인 신규 고객들로 인해, 정작 지역 고객들의 특판 가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의미다.
새마을금고도 특판 판매시 가급적 지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만 한정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특판은 각 개별조합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바”라면서도 “특판은 이벤트적인 성격이 짙기 때문에 새마을금고는 지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특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종업계 관계자들은 “(지역 이용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특판에 가입한 전국구 고객들이 정작 새로운 특판이 뜨면, 손쉽게 다른 조합이나 은행으로 옮겨가는 상황을 반복됐기 때문에 내세운 정책”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나날이 새로운 고금리 특판, 예적금 상품이 등장하면서 고객이 이탈할 고객을 사전에 방지해보려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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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에서는 제도적으로 가입 문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보다는,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품 기획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도해지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약정이자를 지급하겠다는 규정을 강화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출시하거나, 특판을 출시하는 경우 적금보다는 예금상품을 대상으로하는 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는 중도해지시에도 별다른 불이익을 주지 않는 파킹통장 상품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자금 이동이 급격한 것으로 파악돼 상품 기획에 변화를 주는 분위기”라며 “수신 상품을 기획할 때 자금 이탈을 어렵게 하기 위한 조건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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