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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전초기지, 스튜디오의 미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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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CJ ENM 스튜디오센터 가보니…
관광적 요소 배제하고 지어, 수요 넘치는 콘텐츠 생산기지
대규모 원스톱 제작 시스템 '환혼'·'작은 아씨들' 등 제작
콘텐츠+최신기술 '콘테크' 실현…버추얼 프로덕션 시대 서막

K-콘텐츠 전초기지, 스튜디오의 미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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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사업은 위험하다. 오픈 세트장과 관광을 연계한 모델이 우후죽순 난립해 있다. 콘텐츠 수요를 초과할 만큼 과잉 공급 상태다. 건립 비용은 만만치 않다. 요구되는 기술·장비가 많아져 재투자도 불가피하다. 오픈 세트라면 부담은 두 배다. 영화·드라마가 종영하면 위상이 급추락한다. 관광객이 격감해 흉물로 전락하기 일쑤다. 중국은 미국 할리우드처럼 대규모 스튜디오를 조성해 관광 성격을 강화한다. 그러나 흑자를 내는 곳은 5%에 그친다. 건축물 차별화와 관련 산업 집적화에 실패해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자연만 훼손했다는 비판에 시달린다.


◆수요 넘치는 콘텐츠 생산 기지

지난 5일 공개된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CJ ENM 스튜디오센터는 관광적 요소가 배제됐다. 본래 성격인 콘텐츠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충실하게 조성됐다. 대지면적 21만 1570㎡(6만4000평)에 실내 세트 열세 곳과 오픈 세트, 상설 세트, 미술센터, 회의실, 식당, 카페, 대기실, 분장실, 주차장 등이 반듯하게 지어졌다.


대규모 원스톱 제작 시스템은 충분한 수요가 보장돼 가능했다. CJ ENM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3조5524억 원)과 영업이익(2969억 원)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부문은 미디어. 매출 1조7745억 원, 영업이익 1665억 원으로 승승장구했다. 올해는 약 8600억 원을 투자한다. 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틀어 2500시간 이상 분량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K-콘텐츠 전초기지, 스튜디오의 미래를 만나다


스튜디오 센터는 크나큰 목표를 현실화할 전초기지다. 현재 드라마 ‘환혼’, ‘작은 아씨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 여섯 편이 제작된다. 영화·예능·음악·광고 제작도 준비 중이다. 넉넉한 공간과 최신 장비를 모두 구비해 활용 폭이 넓다. 특히 세트 5동은 국내 최대 규모(5289㎡·1600평)다. 유효높이(19.6m)까지 상당해 다양한 화면 연출을 요구하는 K-팝 프로그램 제작까지 가능하게 한다.


한응수 CJ ENM 기업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지난해 연말 글로벌 음악 시상식 ‘MAMA’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여섯 동과 다섯 동도 각각 2644㎡(800평)와 1652㎡(500평) 크기다. ‘환혼’이 제작되는 8동의 경우 주요 배경인 천부관, 별자리 측정소, 장욱(이재욱) 방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다. 제작진이 안방 드나들 듯 이동하며 수월하게 촬영한다.


한 부장은 "연간 드라마 스무 편 정도가 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CJ ENM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제작하는 드라마 마흔 편의 절반 수준이다. 스튜디오 증축을 고민할 만큼 운영에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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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프로덕션 시대 서막

김상엽 CJ ENM 콘텐츠 R&D센터장은 스튜디오센터를 "콘텐츠와 최신기술이 결합된 ‘콘테크’가 실현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실체는 세트 2동에서 확인된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다. 발광다이오드 월(LED Wall)에 나타나는 가상배경으로 로케이션 못지않은 현장감과 다양한 카메라 앵글을 제공한다.


LED 월은 두 개 설치됐다. 메인 LED 월은 지름 20m, 높이 7.3m 크기의 말발굽형이다. 모니터 2200개로 조성했다. 천장까지 LED로 꾸며 영화·드라마에서 화각이 넓은 숏을 구현하게 한다. 서브 LED 월은 길이 20m, 높이 3.6m 크기의 일(一)자형이다. 확장현실(XR) 스테이지·커머스·R&D 등에 활용된다. 메인 LED 월과 동시 사용도 가능하다. CJ ENM이 런칭 영상으로 제작한 ‘M’의 경우 원경을 부각한 숏은 메인 LED 월, 근경을 강조한 숏은 서브 LED 월에서 찍었다. 공간 분리로 능률적인 업무 수행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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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월 모델명은 마이크로 LED 1.68 Pitch다. 마이크로 LED는 칩 사이즈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소형 LED를 뜻한다. 기존 LCD보다 명암비, 응답속도, 색 재현율, 시야각, 밝기, 해상도, 수명 등이 우수하다. LED 칩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해 크기나 형태에 제약도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 칩이 자체적으로 발광하며 픽셀을 구성해 LCD·OLED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얇고, 휘어질 때 깨지는 특성이 최소화됐다"며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의 대표적 단점인 번인(Burun-in) 현상이 없어 수명도 긴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창익 CJ ENM 버추얼프로덕션 팀장은 "컬러 스페이스(색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범위)가 넓고 해상도가 뛰어나다"며 "일반적인 LED 월보다 화질이 네 배가량 선명하고, 무아레 현상(눈에 어른거리는 물결무늬)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무아레 현상이 없으면 피사체 배경을 아웃 포커스(일부러 초점을 맞추지 않고 흐릿하게 나타나도록 촬영하는 기법)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러운 거리감으로 촬영에 깊이를 줄 수 있다.


CJ ENM은 모든 관리를 내부에서 통제하고 해결한다.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마이크로 LED 월을 뒷받침할 최상의 환경을 구축했다. 월 후면에 대형 공조기를 대거 설치했고, 3층 구조 꼭대기에 호이스트(물건을 들어 옮기는 기중기) 등을 충분히 마련했다. 카메라는 영화 ‘이터널스’, ‘듄’ 등에 사용된 아리 알렉사 미니 LF다. 4448×3096 해상도로 대형 이미지를 매끄럽게 구현한다. 지미집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애용하는 슈퍼 테크노 크레인이다. 최대 15m까지 무소음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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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문제는 에픽게임즈와 협력해 해결한다. 리얼타임 3D 제작 플랫폼인 언리얼 엔진 활용 폭을 넓히면서 이질감을 최소화할 기술을 개발한다. 정 팀장은 "마이크로 LED 덕에 기본적인 문제들은 해결됐다. 조명에서 비롯한 낯선 느낌만 극복하면 된다"며 이른 안착을 확신했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일반적인 촬영과 다른 조명 설계를 요구한다. 감독, 촬영감독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면 세부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갈 수 있다. ‘만달로리안’ 같이 이질감 없는 콘텐츠 한 편만 제작하면 우려는 기회로 바뀔 것이다. 우리가 그 주역이 되겠다."




파주=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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