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한국 천주교회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60·세례명 베드로) 대주교가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Pallium)을 받았다.
교황은 이날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거행된 성베드로·바오로 사도 축일 미사에서 정 대주교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 신임 관구장 대주교 44명에게 팔리움을 건네며 "여러분들은 양떼를 돌보는 파수꾼으로 봉사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선한 목자로서 항상 하느님의 거룩하고 신실한 백성과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팔리움은 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로 지역 교회(관구)를 사목하는 대주교로서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서약이자 교황청과의 일치를 보여주는 외적 표지다. 교황으로부터 팔리움을 받아 착용하는 관구장 대주교는 관할구역 내에서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한국 성직자가 교황에게서 팔리움을 받은 것은 베네딕토 16세 때인 2012년 염수정(78·안드레아) 당시 서울대교구장 이후 10년 만이다.
정 대주교는 이날 서울대교구를 통해 전한 소감에서 "팔리움은 교황님과 일치를 상징한다"며 "그 뜻을 잘 받들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와 함께 시노드 정신을 잘 이어 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치의 상징인 팔리움을 받은 관구장으로서 서울관구, 나아가 한국 교회 안에서 협조와 일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1961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4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후 사제가 되기 위해 카톨릭대 성신교정에 편입, 1992년 가르멜회 수도회 인천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2000년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해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2013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데 이어 2014년에는 주교품을 받았다.
작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대주교로 승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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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회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서울대교구장은 춘천·대전·인천·수원·원주·의정부교구가 속한 서울관구장 역할과 함께 북한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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