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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술 선진국? 이정동 교수 “물 반잔의 상태” [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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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질문' 저자 이정동 교수 인터뷰

韓, 기술 선진국? 이정동 교수 “물 반잔의 상태” [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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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이 기술 선진국이냐고 묻는다면 ‘물 반잔의 상태’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1인당 국민총소득)3만달러 국가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체격이 커진 것이지, 그에 걸맞는 체질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축적의 시간(2015년), 축적의 길(2017년) 최초의 질문(2022년)의 저자 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13일 아시아경제 창간기획 인터뷰에서 한국을 기술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물 반잔의 상태’ 라는 비유로 답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쌓아온 실행역량과 그 결과 얻게된 탁월한 제조기반이 있지만, 도전적 질문을 제기하면서 남들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열어가는 씨앗들과 그것을 키워나가는 스케일업 기반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기술선진국으로 가는 경계선에 서 있으며 이제 막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화이트 스페이스’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술 선진국의 조건(자격)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새로운 분야를 열기 위한 도전적 질문들이 많아야 하고, 도전적 질문들이 끊임없이 스케일업 되어가는 환경, 즉 도전적 시행착오를 축적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도전적 질문들을 제기하는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환경과 지속적인 개선과 성장 친화적인 문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 결과 대체불가능한 기술과 글로벌 공급망의 린치핀(없어서는 안될 존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기술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과거)기술 추격 국가에서 기술 표준을 제시하는 선도 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산업 간 ‘융합’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배터리, 항공, 바이오, 석유화학, 전자산업 등 주요산업분야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이 산업기반에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적으로 결합하는 등 산업 간, 기술 간 융합을 활발하게 한다면 새로운 산업 분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우리 산업계의 리더들은 과거 추격기에 성공적인 벤치마킹으로 역량을 발휘해 현재의 리더 지위에 올라 있으나 다음 단계의 도전적 질문을 던지는데는 취약한 상항이라고 진단했다. 국가적으로 물리적 인프라 상황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잘 갖춰져 있는 편이지만 제도적 인프라 역시 아주 낙후돼 있다고 봤다. 그는 "융합은 필연적으로 산업간 기존 제도의 관계망이 재조정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제도적 경직성으로 말미암아 신산업이 탄생하는데 많은 장애가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기술정책과 산업정책 역시 과거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공공부문에 있는 수많은 과학기술자들과 규제당국자가 힘을 합쳐 어떤 부분을 테스트해야 하는지 정확히 가이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 규제개선의 대부분은 법·제도 개선으로 귀결되는데, 그 권한을 궁극적으로는 국회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 기술 감수성을 높이는 작업이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최초의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방향으로 패러다임만 바꿀 수 있다면 10년내 기술 선진국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지가 아니라 후퇴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실행 역량이 벌써 우리를 추월하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서 기존의 산업을 유지하고자만 한다면, 재편되는 가치사슬에서 한국의 지위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 교수는 ‘최초의 질문’을 쓴 배경과 관련해 "축적은 막연한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여는 의미있는 축적이 돼야 한다"며 "산업계의 리더들이 먼저 최초의 도전적 질문을 해야 조직 구성원들이 합심해 시행착오를 버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산업 및 기술정책 담당자들이 과거의 추격형이 아니라 선도형 정책이 무엇인지, 특히 민간의 역할과 다른 정부 혹은 국가의 고유한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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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동 교수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및 대학원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2020~),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2018~)이며 한국 생산성학회 회장(2011)과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2017)을 역임했다. 2019~2021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과학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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