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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세상입니다"…송해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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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꿈꾸고 노력해온 국민MC
지난해 첫 영화 도전
마지막까지 희망 이야기
"대중 위로하며 함께하고파"

"여러분의 세상입니다"…송해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록하며 송해/사진=스튜디오 디에이치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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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현역 최고령 방송인'이 데뷔 66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 주인공이 됐다. 95세 MC 송해(본명 송복희)가 생애 첫 영화로 인사하는 자리, 중소 배급작 '송해 1927' 시사회는 다수 언론이 앞다퉈 취재에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꼭 가야 한다는 생각에 노트북을 들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여러분의 세상입니다." 그게 송해를 취재한 마지막이 됐다. 고인의 외침이 여전히 귓가에 생생하다.


송해는 8일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95세로 눈을 감았다. 지난 1월 지병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의 마지막 공식 일정은 송해의 화려한 무대 뒤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송해 1927' 언론시사회로 남았다. 영화에는 33년간 KBS1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 재치 있는 입담과 푸근한 인상으로 전국을 누비며 MC로 활약해온 일대기가 담겼다.


지난해 11월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송해는 "대중의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장난꾸러기였다"고 떠올렸다. "영화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이 났어요. 주변을 둘러보니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이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민망합니다."


'가로수를 누비며'의 라디오 DJ로 활약하던 1986년 당시 송해가 서울 한남대교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이야기도 담겼다. 송해는 영화를 촬영하며 아들이 생전 가수를 꿈꾸며 완성한 음악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했다. "아들이 한남대교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 후에는 마음이 아파서 다리를 건너가지 못했어요. 부모가 자식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노랫말을 쓰고 편곡도 해가며 만들었는데 그걸 알지 못했다니, 후회가 마음을 두드리고..."


1927년생인 송해는 95년 인생 중에 66년을 대중문화인으로 살아왔다. 남다른 감회도 전했다. "4년이 지나면 100년을 산 사람이 됩니다. 돌아보면 세월이 언제 이렇게 지나갔나 싶습니다."

"여러분의 세상입니다"…송해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록하며 사진=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여러분의 세상입니다"…송해의 마지막 이야기를 기록하며 사진=영화 '송해 1927' 스틸


송해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이야기하며 꿈을 꿨다. "최근 '전국노래자랑' 출신 가수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데 침체된 분야에 뛰어들어 헌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아픔을 겪고 있는데, 후손들에게는 밝은 희망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앞으로도 아픔을 가진 분들을 위로하며 대중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다수가 운집하기 힘들어지면서 2020년 3월부터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중단됐다. 송해는 이후 상황을 살피면서 촬영을 기다려왔다는 전언이다. 마지막까지 무대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지난달 다시 건강이 악화되자 재개된 녹화에 불참하면서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없는 와중에도 영화 촬영을 하면서 쉬지 않고 활동해온 대중문화인 송해는 생전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KBS 연예대상 공로상·백상예술대상 공로상·한국방송대상 공로상·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고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마지막까지 꿈꾸고 노력하던 '천생 방송인' 송해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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