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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금융권 저승사자 '합수단'이 온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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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서울중앙지검서 합수단 첫 출범
이후 남부지검에서 금융증권 범죄 도맡아
폐지 전까지 금융사범 1000여명 적발해
2020년 폐지됐다가 2년 4달 만에 부활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여의도 금융권 저승사자 '합수단'이 온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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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여의도 금융권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꼽히는 존재가 있습니다. 일명 합수단으로 불리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입니다. 합수단은 과거 금융사범 1000여명을 적발해내면서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 합수단이 부활하면서 주목을 받았죠. 합수단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저승사자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을까요?


여의도 금융권 저승사자 '합수단'이 온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남부지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금융사범 천명 잡아내며 '여의도 저승사자' 별명 얻어

합수단의 역사는 2013년 박근혜 정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에 문제가 있다며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습니다. 핵심은 서울중앙지검에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만드는 거였죠. 이에 검사와 검찰 직원, 금융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직원들로 꾸려진 합수단이 출범합니다. 합수단장은 문찬석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맡았고요.


이때 합수단에는 ‘패스트트랙’으로 불리는 핵심권한이 부여됐습니다. 압수수색이 필요한 중대범죄인 경우 금감원의 조사를 건너뛰고 즉시 수사에 착수할 수 있었죠. 이미 수사 중인 증권범죄더라도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사건을 이첩받아 신속히 처리할 권한도 가지고 있었고요. 다만 합수단의 기한은 약 1년으로 법무부에서는 필요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었습니다.


여의도 금융권 저승사자 '합수단'이 온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문찬석 당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부장검사)이 2013년 8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출범 100일 브리핑을 진행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월 2일 업무를 시작한 합수단은 7달 동안 금융·증권 범죄 혐의자 126명을 기소하고 162명을 입건합니다. 시세 조종꾼이 38명, 기업 대표이사 25명, 대주주 8명, 사채업자 13명 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중 주가조작 사건만 29건 적발됐다고 하고요. 이 기간 환수 조치한 불법수익은 240억원에 달합니다.


성과를 낸 합수단은 2014년 2월 서울중앙지검에서 남부지검으로 이전하게 됩니다. 일종의 ‘2기 합수단’인 셈이죠. 2기 합수단 역시 고객청탁으로 시세조종을 하거나 이를 알선한 증권사 직원들, 금품을 받고 시세조종 주식을 산 기관투자자 직원을 기소했습니다. 특정 종목을 집중투자해 주가를 끌어올린 투자자문사 경영진과 법인도 재판에 넘겨졌고요.


합수단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 건 2015년 2월입니다. 소속기관이었던 서울남부지검이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되면서죠. 서울중앙지검에 있던 금융조사 1·2부도 남부지검으로 이관됐습니다. 금융·증권범죄 수사를 총괄하고 지휘하는 2차장검사 직제도 신설됐고요. 민간 금융사와 상장사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 자본시장 교란 행위 등도 남부지검이 맡게 됐죠.


여의도 금융권 저승사자 '합수단'이 온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2019년 8월 부산 북구 부산지식산업센터 내 신라젠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서는 검찰 수사관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후 여의도를 관할하는 남부지검과 산하 합수단이 사실상 금융증권범죄 수사의 컨트롤타워가 된 겁니다. 굵직하고 유명한 사건을 많이 수사했는데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먹튀 논란’ 사건, 한미약품 주가조작 의혹 사건,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던 이희진 사기사건, 신라젠 사건 등이 대표적입니다.


추미애가 폐지한 합수단, 2년 4개월 만에 한동훈이 부활

승승장구하던 합수단이 존폐 위기를 맞은 건 2019년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무·검찰개혁위원회가 ‘모든 직접수사 부서 축소 권고’를 내렸기 때문이죠. 덩치가 컸던 합수단도 청산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고요.


그러다 2020년 합수단은 결국 폐지됩니다.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직접수사 부서 폐지리스트’ 13개 부서 중 한 곳에 포함되면서죠.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합수단이 증권범죄에 대한 포청천으로 알려졌지만, 부패 범죄의 온상이었다”면서 “고액 금융사건을 직접 수사해 검사와 수사관, 전관 변호사 등의 유착 의혹으로 논란이 지속됐다”고 지적했습니다. 2016년 합수단장이었던 김형준 부장검사가 사건관계인과 금품을 받아 구속됐었고, 라임사태 핵심인물인 김봉현도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향응과 뇌물을 제공했다는 게 이유 중 하나였죠.


여의도 금융권 저승사자 '합수단'이 온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왼쪽 다섯 번째) 등이 지난해 9월 1일 서울 마포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열린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출범식에서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후 금융증권범죄가 제대로 수사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일었죠. 이에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은 2021년 다시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을 꾸리게 됩니다. 하지만 협력단은 검찰과 금융당국 등 각 기관의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고, 직접수사 기능도 사라지면서 역량이 이전보다 떨어지고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합수단은 올해 5월 1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새로 취임하면서 폐지 2년 4개월 만에 부활했습니다. 한 법무부 장관이 전날 취임사에서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결정이죠. 대통령령 개정이 필요없는 비직제 조직으로 서울 남부지검에 신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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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합수단의 1호 수사는 ‘루나·테라’ 폭락 사건입니다. 가상화폐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는데, 서울남부지검은 이 사건을 합수단에 배당했습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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