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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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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고민하는 휴머노이드 '철이'

[빵 굽는 타자기]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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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기억 지워 다시 인간처럼 살기

육체와 완전분리된 인공지능 세상으로

의식있는 로봇으로 각성해서 살아가기

김영하 작가 9년만에 장편소설 선보여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인간이 아닌 다른 종 혹은 개체가 '의식'이라는 것을 갖게 되고 희노애락(喜怒哀樂), 사랑과 고통까지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김영하 작가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년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자신이 인간인 줄 알고 살아온 한 휴머노이드 철이의 여정을 그린다.


유명한 IT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쾌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날 길거리에서 갑자기 미등록 휴머노이드라는 이유로 붙잡혀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는 인간들이 버린 낡은 휴머노이드들과 클론(복제인간) 선이가 갇혀있다. 그동안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철이는 사실은 자신이 인간의 감정과 고통까지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초고성능 휴머노이드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여기서 철이에게는 3가지의 선택 가능한 카드가 주어진다.


하나는 자신의 창조주이자 휴머노이드 연구자인 아버지 최 박사를 따르는 것. 자신을 구하러 온 최 박사를 따라가 로봇이라는 기억을 지우고 다시 예전의 안락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최 박사는 철이가 멸망해가는 인류의 유산을 보존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미 자신이 로봇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철이가 과거로 돌아가 안락함을 택할 수 있을까.


두번째는 육체와 완전히 분리된 인공지능의 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소설 속 미래 세상에선 노후화된 기계들이 폐기 전 자신의 의식을 클라우드에 업로드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휴머노이드의 의식이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돌아다니며 최고의 인공지능들과 연결돼 집단지성이 된다. 휴머노이드 그룹의 지도자인 '달마'는 밤에 꿈을 꿀 정도로 인간의 정신과 가장 닮아있는 철이를 탐낸다. 그는 인류는 곧 멸종할 것이라며 자신들과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철이가 개별적 의식이 사라진 인공지능과 함께 하기를 선택할 것인가.


마지막 카드는 복제인간 선이의 삶의 방식이다. 복제인간 선이는 우주의 모든 물질은 대부분의 시간을 절대적 무와 진공의 상태에서 보내지만 아주 잠시 의식을 가진 존재가 되어 우주정신과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의식이 살아있는 지금 각성해서 살아야 하며, 그 각성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인식하고 그 총량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선이의 생각대로라면 복제인간이나 복제의 대상이 된 원본인간, 인간의 형상을 한 로봇과 인간이 차이가 없게 된다. 모두가 우주 물질의 일시적 결합으로 만들어진 의식을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다.


철이는 오랜 고민을 시작한다. 그 고민은 우리 인간들이 직면한 고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복제인간, 휴머노이드 등 앞으로 우리 삶에 등장할 수 있는 존재들. 작가는 철이의 고민과 선택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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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305쪽 | 1만4000원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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