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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마른 M&A·설비 투자…현금 쌓아둔 '목마른 기업'의 역발상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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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설비 투자 '냉각'
기업들의 금고는 두둑

씨마른 M&A·설비 투자…현금 쌓아둔 '목마른 기업'의 역발상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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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한국 기업들의 '투자 시계'가 멈췄다. 인수·합병(M&A) 시장은 위축됐고 설비 투자도 급감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미룬 기업들의 금고는 '현금 자산'으로 두둑하다. 이에 당장 인플레이션 압력에 떠밀리듯 금리가 상승하고 세계 금융 시장의 불안으로 투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던 현금창출 능력이 있는 기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M&A·설비 투자 급감

9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M&A 금액은 1조1000억달러로 2021년 4분기 대비 무려 25% 감소했다. MSCI 전 세계 시가총액 대비 글로벌 M&A 금액 비중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2000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역대 세번째로 낮은 수준(2020년 2분기 0.5%, 2009년 3분기 1.0%)에 해당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봉쇄,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 등으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투자를 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해 1분기 M&A 시장은 인수 거래액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30%가량 급감한 2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2020년 1분기(2조6900억원)에도 못 미친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M&A 시장은 10여년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급감했다. 한국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설비 투자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 1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4.1% 늘어났지만 설비 투자는 2.4% 줄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현재 수출이 늘어나더라도 향후 수요 둔화가 전망되면 투자를 줄이며 이에 대비하는 전략을 선택해왔다"면서 "2018년 미·중 갈등 부각 이후 2년 동안 전체 설비투자는 2년 동안 13% 위축됐는데, 지금도 병목현상으로 인한 설비투자 관련 자재 수급 차질 등을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기업들이 향후 수요 둔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투자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이지만 단가와 물량으로 나눠보면 수출 단가는 급등했지만 물량은 정체되며 2018년 미·중 갈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물량 정체, 중국 봉쇄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투자는 추가로 줄어들 것이며 이는 서비스업 회복에도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금 창출 우수기업의 투자 주목

다만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것은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이다. 오히려 이 시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밸류에이션(PER)이 상승하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하는데, 기업 인수가격 프리미엄은 PER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 시 적절한 가격에 좋은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시기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면서 "이미 글로벌 M&A 시장이 냉각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역발상적인 관점에서 M&A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나 M&A도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넉넉해야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 WACC(가중평균자본비용)는 2019년을 저점(6.4%)으로 꾸준히 상승하며 2021년 7.6% 기록했다. 이는 공격적인 투자도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통해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이 연구원은 "국내 기업 중 꾸준한 매출 증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현금 창출 능력과 현금 축적→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 비율→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못했던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피의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FCF) 비율은 2019년 3.3%에서 2021년 3.8%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가지면서도 낮은 부채 비율을 기록하는 기업으로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꼽힌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은 6.4%로 집계됐다. DB하이텍(21.4%), 롯데정밀화학(11.0%), CJ ENM(17.1%), 에스원(7.7%), LG생활건강(8.2%), 팬오션(9.4%), 에스엠(14.3%) 등도 현금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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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기업이 보유한 현금(예금포함) 자산은 885조원이다. 2020년말 대비 역대 최대 규모인 125조원이 늘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롯데쇼핑 등 5대 그룹의 대표회사들이 가진 현금은 65조3353억원으로 1년새 15조3050억원(31%) 증가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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